일감 두둑이 쌓인 '조선 빅3'…내년 황금기 맞는다
HD한국조선해양 수주 목표치 초과 달성
삼성중공업·한화오션도 3년치 이상 일감 쌓여
조선업계가 올해 따뜻한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길었던 부진을 끊고 실적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인 친환경 LNG 선박 수요가 늘면서 수익성이 증가한 덕분이다. 조선사들은 당분간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3년 치 이상의 넉넉한 일감을 쌓아뒀기 때문이다.
불행 끝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는 올해 합산 42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 회사는 지난해 합산 2조823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조선3사 중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연간 흑자전환이 유력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영업이익 3019억원, 삼성중공업은 235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조6136억원의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한화오션도 올해 손실을 큰 폭으로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는 한화오션이 올해 영업손실 108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 대비 손실 폭을 1조원 이상 줄인 셈이다.
조선사들의 수익성 증가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수익성이 높은 선박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노후한 LNG선 교체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에서 LNG선 전환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또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메탄올 운반선 등 가스선과 유조선 수요 증가도 실적 상승세에 한몫했다. LPG 운반선 발주량은 지난해 55척에서 올해 102척으로 늘었고, 유조선은 같은 기간 143척에서 300척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실적 성장은 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최근 LNG선의 해상물동량이 증가하면서 LNG선 수요가 확대된 것이 주효했다"며 "앞으로 노후 LNG선박 교체수요가 도래하는 등 LNG선 수요는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행복 시작
조선업계의 전망도 밝다. 두둑이 쌓인 일감 덕분이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이미 향후 3~4년치 수주를 확보해 둔 상태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총 223억2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이미 연간 수주 목표액(157억4000만달러)를 초과한 수치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 연간 수주 목표액의 69.5%, 43%를 채우는데 그쳤다. 다만 두 업체 역시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쌓아 둔 상태다. 이를 기반으로 무리한 수주 대신 수익성이 높은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최근 신조선가 지수가 주춤하다는 점을 들어 내년부턴 조선업 호황기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77.08p(포인트)로 12월 첫주 기록한 177.14p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지난 1월 넷째주부터 이어오던 44주 연속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건조되는 선박 가격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신조선가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내년부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주잔고가 3년 치 이상 쌓여 있어 수요 대비 건조 도크가 부족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조선가 지수는 내년 재차 상승해 평균 180p에 안착할 것"이라며 "올해 신조선가가 오른 이유는 조선사들의 건조 슬롯이 부족해 공급자 우위 시장이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밝은 전망에 힘입어 조선사들의 신용등급도 상승세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지난 19일 '조선산업 2023년 하반기 신용평가 결과'를 통해 한화오션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상향 조정했다. 한화그룹에 인수된 이후 주요 재무지표가 회복세에 들어선 데다, 높은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오션과 더불어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도 각각 'A-'에서 'A', 'BBB'에서 'BBB+'로 상향 조정됐다.
나신평은 조선사들이 수주 잔고와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신평은 보고서에서 "우선 우수한 시장지위와 확대된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과거 대비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확대된 수주 잔고, 고선가 수주 물량의 공정 진행 등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이 빗장 걸까 '노심초사'…포스코퓨처엠 가장 진심인 이것
- "즐기다 보니 시간 '순삭'" Z세대 제대로 공략한 LG전자
- [전참시]"버거에 왕돈까스"…또 등장한 롯데리아의 '역발상'
- 연말 호재 쏟아진 YG엔터, 내년에도 '몬스터급' 흥행 이을까
- 태영건설 유동성 위기설, 아니 땐 굴뚝의 연기일까
- '방부제·나트륨 범벅' 편의점 도시락의 오해와 진실
- [인사이드 스토리]다이소엔 '있고' 이마트엔 '없는' 것
- 롯데바이오, 대규모 채용 계획에 삼성바이오 '긴장'
- 매도 리포트 나온 HMM…"적정 주가 1만5000원"
- 3파전 된 '제4이통사', 이번엔 성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