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해야 공천…약속 어기면 출당”
뉴스1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원장 취임 입장 발표에서 "중대 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것이 지상목표인 다수당이 폭주하면서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간 386, 486, 586, 686이 되도록 썼던 영수증을 또 내밀며 국민 위에 군림하며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계 입문의 첫발을 뗀 한 비대위원장은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저부터 선민후사를 실천하겠다. 미래와 동료시민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지도 않겠다. 비례대표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직 동료 시민과 이 나라의 미래만 생각하면서 승리를 위해 용기 있게 헌신하겠다"며 "승리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할 것이지만 제가 그 승리의 과실을 가져가지는 않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총선에 대비한 공천 기준도 제시했다.
그는 "우리 당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기로 약속하시는 분들만 공천할 것"이라며 "나중에 약속을 어기는 분들은 즉시 출당 등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국민께 헌신할, 신뢰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들을 국민들께서 선택하실 수 있게 하겠다"며 "공직을 방탄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분들, 특권의식 없는 분들만을 국민들께 제시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위원장은 취임 수락 연설을 통해서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비판 공세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 세력과 개딸(이재명 대표 지지자)전체주의와 결탁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우리는 상식적인 많은 국민들을 대신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그 뒤에 숨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운동권 특권 세력과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짙은 와인색 넥타이에 검은색 뿔테 안경을 착용한 한 위원장은 일부 연설 도중 양손으로 따옴표를 그리며 정치 소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게임과 달리 정치는 '누가 이기는지' 못지않게 '왜 이겨야 하는지'가 본질"이라며 "우리가 '왜 이겨야 하는지' '이겼을 때 동료시민과 이 나라가 어떻게 좋아지는지'에 대한 명분과 희망이 없다면 주권자 국민은 주인공이 아니라 입장료를 내는 구경꾼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끝으로 "선당후사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저는 선당후사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대신, 선민 후사해야 한다"며 "분명히 다짐하자. 국민의힘보다도 국민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수락 연설 후 기자들로부터 '수직적 당정관계란 무엇이라고 보는지' 묻는 질문을 받고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라 하는 것이 옳다"며 "대통령은 여당이 있기 때문에 정책적 설명을 더 잘 할 수 있고 여당이 사랑을 받아야 대통령이 더 힘을 갖게 된다"고 답했다. 이어 "서로 보완하고 동반자적 관계이지 누가 누구를 누르고 막는 식의 사극에나 나올법한 궁중 암투는 끼어들 자리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민주당이 오는 28일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김건희 특검법' 대응과 관련해선 "특검은 총선용 악법이라는 입장을 저는 충분히 갖고 있다"며 "어떻게 당에서 대응할 것인지 충분히 보고받고 같이 논의하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오는 27일 탈당을 예고한 이준석 전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은 진영과 상관 없이 만나고 경청할 것"이라면서도 "지금 단계에서 특정한 분을 전제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앞서 국민의힘 전국위원회는 이날 한 전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 전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은 전국위원 재적 824명 중 650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627명과 반대 23명으로 가결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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