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우승→33세 은퇴 결정→코치 새출발, “네가 타격코치를…” 차명석 단장이 전한 뒷얘기
[OSEN=한용섭 기자] LG 트윈스 정주현(33)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했고, 내년부터 지도자로 새롭게 출발한다.
정주현은 대구고를 졸업한 뒤 2009년 LG에 입단했다. 올해까지 1군 통산 76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7리(1653타수 392안타) 18홈런 153타점 260득점 68도루를 기록했다.
지난 11월 열린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정주현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5-3으로 앞선 9회초 1루 대수비로 출전했다. 타석 기회는 없었지만, 한국시리즈 무대도 밟아봤다.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현장에서 눈물을 훔쳤던 정주현은 이후 구단과 상의해 은퇴를 결정했다. 15년간 몸담은 LG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게 됐고, 코치로 계속해서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차명석 단장은 최근 LG팬들과 가진 통합 우승 기념 맥주파티에서 정주현에 대해 언급했다. 정주현의 보직을 묻는 팬의 질문에 답한 것.
차 단장은 “정주현이 은퇴하고 지도자로 시작한다. 보직은 아직 결정이 안 됐는데, 정주현이 타격코치를 하고 싶다더라. 자기 통산 타율이 얼마인지는 생각도 안 하고 타격코치를 하고 싶다고… 주루 코치나 수비 코치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위트있게 말했다.
정주현은 12월초 자신의 SNS에 은퇴 결정과 코치로 새 출발하는 소감을 전했다. 정주현은 “안녕하세요 LG 트윈스 팬 여러분. 전 LG 트윈스 선수 정주현입니다. 인사가 좀 늦었죠”라고 인사하며 “먼저 15년동안 너무나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는 말 팬분들께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은퇴를 결정하고 지도자로서 인생 2막을 시작하려 합니다. 결정하기까지 너무나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다른팀 유니폼이 아닌 LG 트윈스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단 이유 하나 만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고 은퇴 소식을 전했다.
이어 그는 “제겐 LG 트윈스는 그런 존재입니다. 15년 세월동안 가슴에 TWINS 마크를 달고 뛸 수 있어 행복했고 영광스러웠으며 앞으로도 가슴에 TWINS 마크를 달수있어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제게 이런 기회를 주신 구단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 전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정주현은 “2009년 암흑기 끝자락쯤 LG 트윈스에 입단해 2023년 29년 만의 우승까지 15년 동안 좋은 스승님들을 만나 성장할 수 있었고, 좋은 구단을 만나 행복하게 야구를 했고, 좋은 선배님들을 만나 많이 배웠고, 좋은 친구들을 만나 재미있게 야구를 했고, 좋은 동료들을 만나 우승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행복했고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었습니다"고 지난 15년을 되돌아봤다.
정주현은 마지막으로 “이제는 우리 1등 LG 트윈스 팬분들. 제게는 성적을 떠나 언제나 우리 LG 트윈스 팬분들이 1등이었습니다! 정말 감사했고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좋은 지도자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추운 날씨 건강 유의 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정주현은 200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전체 36순위)로 LG에 입단했다. 오지환과 입단 동기로 절친 사이다. 올해까지 주로 백업으로 뛰었다.
정주현은 데뷔 초부터 1군에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 2009년 6경기 11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 2010년 8경기 9타수 2안타 2타점 1도루, 2011년 15경기 18타수 3안타 2타점 6득점 2도루, 2012년 18경기 23타수 4안타 1타점 5득점 4도루를 기록했다. 1군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자,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 변경을 시도하기도 했다.
2013년 6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1푼7리(83타수 18안타) 15타점 21득점 10도루를 기록했다. 기동력을 갖춰 대주자 임무도 수행했다.
2014~2015년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정주현은 2016년 99경기에서 타율 2할2푼2리(225타수 50안타) 1홈런 22타점 30득점 5도루를 기록하며 점점 출장 기회가 늘어나는 듯 했으나, 2017년 15경기 8타수 무안타 1도루만 기록했다.
2018~2020년이 정주현의 야구 인생에서 정점이었다. 2018년 2루 자리에서 강승호, 박지규에 이어 5월초 정주현이 3번째로 기회를 받았다. 당시 LG 2루는 최대 고민거리였다.
기회를 받은 정주현이 공수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18년 11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1리(303타수 79안타) 6홈런 31타점 48득점 18도루를 기록하며 데뷔 후 가장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시즌 100경기 이상을 출장했고, 300타석 이상 들어섰다.
정주현은 2020년까지 주전 2루수로 뛰었다. 2019년 129경기 타율 2할3푼1리(376타수 87안타) 2홈런 27타점 53득점 15도루를 기록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 LG는 2루수를 보강하기 위해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정근우를 영입했다. 정주현은 정근우와 선의의 경쟁에서도 이겼다. 134경기 타율 2할4푼7리(328타수 81안타) 4홈런 30타점 50득점 8도루를 기록했다.
2021시즌 다시 입지가 좁아졌다. 전반기 주전 2루수로 출장했지만, 공격력이 아쉬웠다. LG는 7월 올스타 휴식기 때 키움과 트레이드로 2루수 서건창을 영입했다. 정주현은 후반기에는 거의 2군에 머물렀다. 73경기 타율 2할3푼8리(181타수 43안타) 3홈런 10타점 26득점 3도루로 시즌을 마쳤다.
2022시즌 LG는 2루수 자리에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다. 외국인 타자와 서건창으로 2루수를 운영했고, 정주현은 지난해 1군에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 사령탑으로 부임한 염경엽 감독은 정주현을 시즌 초반부터 내야 백업으로 활용했다. 정주현은 89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3리(88타수 24안타) 1홈런 12타점 17득점 1도루로 백업 역할을 잘 수행했고, 당당하게 한국시리즈 우승 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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