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케인 떠나고 한 층 더 발전했다”→2023년 PL 베스트11 선정
[포포투=가동민]
손흥민은 여전히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26일(이하 한국시간) 2023년 프리미어리그(PL) 베스트11을 공개했다. 손흥민, 엘링 홀란드, 모하메드 살라, 마르틴 외데가르드, 데클란 라이스, 로드리, 댄 번, 애즈리 콘사, 윌리엄 살리바, 카일 워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이름을 올렸다.
‘ESPN’은 “이번 여름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을 때 토트넘이 케인을 어떻게 대체할 것인가가 가장 큰 의문이었다. 케인은 언제나 대체 불가능한 선수였지만 손흥민은 케인이 떠난 이후 한 단계 더 발전했다. 그의 골과 활약은 토트넘의 우승 경쟁에 불을 붙이는 데 일조했다”라며 손흥민을 평가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토트넘을 향한 비판적인 발언과 함께 시즌 중에 팀을 떠났고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 대행도 경질됐다. 토트넘은 8위로 시즌을 마쳤고 유럽 대항전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서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시즌 셀틱을 이끌고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스코틀랜드 리그를 평정했지만 빅리그 경험이 없어 걱정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에 부임 이후 많은 것에 변화를 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수비와 미드필더에 변화가 있었다. 토트넘은 오랫동안 스리백으로 나왔지만 다시 포백으로 돌아갔다. 수비 불안의 원흉으로 지목 받았던 에릭 다이어 대신 반 더 벤, 크리스티안 로메로 조합의 센터백을 선택했다.
우측 풀백은 페드로 포로가 나왔고 왼쪽 풀백으로 데스티니 우도기를 낙점했다. 골키퍼도 바뀌었다. 위고 요리스 대신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다. 중앙 미드필더 두 명으로는 파페 사르와 이브 비수마를 기용했다. 사르와 비수마는 콘테 감독 시절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서 토트넘의 엔진 역할을 맡았다.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영입생 제임스 메디슨이 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주장단도 새로 꾸렸다. 손흥민은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의 주장이 됐다. 기존 주장단이었던 위고 요리스, 에릭 다이어가 엔제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 전력 외로 분류됐고,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게 됐다.
토트넘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우리 팀의 주장으로 임명됐다. 손흥민은 요리스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 받았다. 메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새로운 부주장이 됐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이기도 한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 입단 후 9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개막전에서 손흥민은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왼쪽 윙어로 나와 두 번 위협적인 슈팅을 보여주긴 했지만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손흥민은 토트넘의 페널티 박스에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다행히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에메르송 로얄의 골로 브렌트포드와 2-2로 비겼다.
손흥민은 왼쪽 윙어로 나왔지만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직접 해결하기 보단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도우미에 가까웠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전방에 히샬리송을 기용했다. 하지만 히샬리송이 지난 시즌처럼 부진하면서 손흥민은 원톱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의 득점력이 살아났다.
토트넘은 케인의 빈자리가 컸다. 케인은 토트넘 유스에서 성장했다. 프로 데뷔 초반엔 임대를 전전하며 경험을 쌓았고 토트넘에 돌아와 간판 공격수로 성장했다. 케인은 PL 득점왕 3회, PL 도움왕 1회 등을 수상하며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지난 시즌에도 토트넘이 기록한 70골 중에 30골을 케인이 넣었다. 케인은 토트넘 공격 그 자체였다.
이번 여름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했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히샬리송을 케인의 대체자로 생각했다.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 6,000만 파운드(약 987억 원)의 이적료로 토트넘에 왔다. 이적료가 무색하게 리그 1골로 시즌을 마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히샬리송의 부진은 이번 시즌에도 계속됐다. 전방에서 무게감이 떨어졌고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공격 진영에서 볼 간수도 안 되고 결정력도 떨어졌다.
이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원톱으로 기용했다. 이는 성공적이었다. 4라운드 번리전에서 처음으로 최전방에 나왔는데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후 손흥민의 득점력이 살아났고 골을 몰아치며 득점왕 경쟁에도 가세했다. 손흥민의 활약 속에 토트넘은 우승 경쟁까지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상승세를 탔다.
손흥민의 활약 속에 토트넘은 시즌 초반 좋은 기세를 달렸다. 10라운드까지 무패를 달리며 리그 선두에 올라섰다. 하지만 11라운드 첼시전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꺾였다. 토트넘이 이른 시간 골을 넣으며 앞서 나갔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위험한 태클로 퇴장까지 받았다. 콜 팔머가 페널티킥을 성공하면서 승부는 원점이 됐고 토트넘은 수적 열세까지 빠졌다. 악재가 겹쳤다. 미키 반 더 벤이 수비하는 과정에서 햄스트링을 잡고 쓰러졌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토트넘은 한 명 적은 상황에서도 잘 버텼다. 하지만 데스티니 우도기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면서 기세는 첼시로 넘어갔다. 토트넘은 9명이 뛰었지만 라인을 높여서 플레이했다.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눈부신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지만 결국 무너졌다. 토트넘은 3골을 내주며 1-4로 패배했고 무패를 마감하게 됐다.
울버햄튼 원더러스전,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역전패 당하며 3연패에 빠졌다. 토트넘은 좋지 않은 흐름 속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만났다. 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에 강한 만큼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경기를 앞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들이 ‘이게 정말 맨시티를 상대로 통할까’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건 그들이 해야 할 정당한 질문이다. 내 역할은 이 방식이 우리가 나아갈 길임을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성공적인 팀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하고 싶은 축구를 믿어야 한다. 지난 경기들의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힘들다고 느끼지 않았다. 선수들은 우리가 잘하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 결장자가 많았지만 우리가 여전히 좋은 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는 토트넘이 앞서 나갔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전반 6분 토트넘이 빠르게 공격을 전개했고 먼저 앞서나갔다. 데얀 클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경합을 버틴 후 슈팅했고 골망을 흔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맨시티가 균형을 맞췄다. 이번에도 손흥민이 중심에 있었다. 전반 9분 맨시티의 프리킥 상황에서 훌리안 알바레스의 크로스를 엘링 홀란드가 머리에 맞췄다. 이후 손흥민의 다리에 맞고 자책골이 나왔다. 맨시티가 역전에 성공했다. 전반 31분 제레미 도쿠, 알바레스를 거쳐 필 포든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했고 침착하게 해결했다. 전반은 토트넘이 1-2로 뒤친 채 마무리됐다.
토트넘은 지오반니 로 셀소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24분 데이비스가 맨시티의 공격을 막아냈고 토트넘이 공격을 전개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로 셀소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맨시티는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맨시티가 다시 앞서나갔다. 후반 36분 로드리가 비수마의 공을 빼앗았고 홀란드에게 연결했다. 홀란드의 패스를 받은 그릴리쉬가 골을 넣었다. 경기 막판 토트넘이 공격적으로 나왔고 극적인 골을 터트렸다. 후반 45분 존슨의 크로스를 클루셉스키가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경기는 3-3으로 끝났다.
비록 4경기 무승이었지만 좋지 않은 흐름 속에서 세계 최강 팀으로 불리는 맨시티와 비긴 건 고무적이었다. 토트넘은 15라운드 웨스트햄전에서 오랜만에 승리를 노렸다. 이번에도 토트넘은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토트넘 수비 맞고 흐른 공을 제로드 보웬이 동점골로 연결했고, 우도기의 치명적인 패스 미스가 나오면서 토트넘이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토트넘의 1-2 역전패로 경기가 끝났다.
16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부터 다시 왼쪽 윙어로 나왔다. 손흥민의 위력은 그대로였다. 왼쪽 측면에서 파괴적인 돌파로 측면을 허물었고 데스티니 우도기, 히샬리송의 골을 도왔다. 후반에는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했다. 손흥민은 에버턴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리그 11호골을 작렬했다. 손흥민의 활약으로 토트넘은 3연승을 질주했다.
손흥민은 포체티노 감독의 부름을 받아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으며 PL 무대를 밟기 시작했다.다. PL 이적 초반에는 부침을 겪었다. PL 초반에는 부족한 모습이 있었다. 터치도 부정확했고 움직임도 좋지 않았다. 다시 분데스리가 복귀도 고민했지만 도전을 선택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면 성장했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토트넘의 주득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손흥민은 케인과 함께 PL 최고의 듀오로 성장했다. 손흥민과 케인은 찰떡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며 47골을 합작했다. PL 역대 1위다. 손흥민 24골, 케인 23골로 득점 비율도 환상적이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케인을 중심으로 빠른 공격 전개를 펼쳤다.
절정은 2021-22시즌이었다. 케인과 토트넘은 부진했지만 손흥민은 막강한 득점력을 자랑했다. 손흥민은 23골을 터트리며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PL 공동 득점왕을 수상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5대 리그 득점왕이라는 기록을 세운 것.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당시 손흥민은 페널티킥 득점 없이 23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스포츠 탈장으로 고생했다. 이전만큼 폭발력이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은 시즌 초반 벤치에서 시작하기도 했다. 게다가 UCL에서 안와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입어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섰다.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겹치면서 체력적으로도 피로도가 쌓였다.
손흥민은 탈장으로 힘들었던 기억을 고백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매 경기가 아팠다. 그중에서도 마지막 경기가 너무 아팠다. 리즈 유나이티드와 리그 최종전은 정말 포기하고 싶었다. 말 그대로 매 순간마다 고통스러웠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리그에서 10골 6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여름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손흥민은 프리 시즌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손흥민은 프리시즌 기간에 "이번 시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쏘니가 여전히 그곳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손흥민은 자신이 한 말을 지키며 토트넘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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