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지적에 퇴직금 줄인다… 은행권, 연말 희망퇴직 찬바람

이남의 기자 2023. 12. 27.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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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이자장사' 지적에 희망퇴직 조건을 대폭 축소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은행권 희망퇴직자의 평균 퇴직금은 5억5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적으로 보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정부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며 "희망퇴직을 진행한 은행들처럼 지난해보다 더 나은 조건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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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사진=각사
은행권이 '이자장사' 지적에 희망퇴직 조건을 대폭 축소했다. 특별퇴직금과 위로금을 줄여 짐 싸는 뱅커들이 줄어들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하나·신한·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중에서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 희망퇴직을 받았다. 두 은행은 작년 보다 줄어든 희망퇴직 조건을 제시했다.

신한은행의 희망퇴직은 출생 연도에 따라 월평균 임금 7~31개월 치를 지급한다. 지난 8월 신한은행의 특별퇴직금 규모가 월평균 임금 9~36개월인 것과 고려하면 최대 6개월 퇴직금이 줄어든 셈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0년 이상 근속한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에게 20~39개월 치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다. 올해는 모두 동일하게 최대 20개월 치의 위로금을 주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만 56세 직원은 월 평균임금의 28개월치, 10년 이상 근속한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은 20개월에서 최대 39개월치 특별퇴직금을 지급한 바 있다.

올해는 1967년생 56세 직원은 28개월치로 동일하고 1968~1983년생 40세 이상 직원은 20개월치로 일괄 적용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40~55세 은행원 퇴직금이 최대 39개월치에서 20개월치로 줄었다.

우리은행은 노사가 희망퇴직 조건을 두고 협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0년과 2021년에 각 4억540만원과 3억6436만원의 1인 평균 희망 퇴직금을 지급했다. 관리자·책임자·행원급에게 희망퇴직을 신청 받았고 1967년생에게는 24개월치, 1968년생 이후 출생 직원에게는 36개월치 임금을 지급한 바 있다.

올해 7월까지 713명, 3232억원 규모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국민은행은 현재 세부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준정년 희망퇴직'을 운영 중인 하나은행도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통상 1, 7월에 실시하는데 연말 추가로 할지 말지 내부논의 중이다.

은행 희망퇴직금은 '억' 소리 난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회 정무위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은행권 희망퇴직자의 평균 퇴직금은 5억5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퇴직자의 평균 퇴직금(3억5600만원)보다 2억원 가까이 많다.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희망퇴직금은 ▲KB국민은행 3억7600만원 ▲신한은행 2억9396만원 ▲하나은행 4억794만원 ▲우리은행 3억7236만원 ▲농협은행 3억2712만원이 지급됐다. 퇴직 시 기본퇴직금과 특별퇴직금을 더해 4억~5억원대를 수령했다.

올해는 은행권의 희망퇴직 조건이 줄어들면서 신청 규모도 감소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적으로 보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정부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며 "희망퇴직을 진행한 은행들처럼 지난해보다 더 나은 조건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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