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00] 영남권, 보수 강세 전망 속 '견제론'도 솔솔
울산에선 김기현 출마 여부 관심…경남 낙동강 벨트 격전 예고
(대구·부산·울산·창원=연합뉴스) 오수희 허광무 김선경 박세진 기자 = 영남권에서는 100여일뒤 치러지는 내년 총선에서도 여전히 보수 정당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찌감치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의 출마 선언과 예비 후보자 등록이 잇따르고 있고 현역 의원들의 재도전도 예상돼 당내 경쟁 분위기가 벌써 달아오른 상태다.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국정 견제론', '정권 심판론' 또한 제기되고 있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내년 총선에서 얼마나 약진하는지도 관심사다.
TK(대구·경북) 현역 의원 중 공천장은 누구에게
27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핵심 지지층이 모인 대구(12석)와 경북(13석)에서는 국민의힘의 공천 결과에 벌써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총선 때마다 현역 의원 상당수가 물갈이되면서 "우리 동네 국회의원이 바뀔까", "누가 새로 등장할까"라는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지역 정치권과 시민들의 목소리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민의힘 소속 예비 후보자들의 출마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현역 의원들은 최근 국민의힘 당무감사 결과에 촉각을 세우면서 의정보고회 등 지역구 활동을 점차 늘려나가는 모습이다.
지역에서는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이는데 대체로 "선수에 따른 물갈이가 답은 아니다"라는 분위기다.
그러나 50대 이하 연령대에서는 "정권이 바뀌고 대구, 경북에 도움이 된 게 뭐가 있나"라는 불만도 감지된다.
대구 서문시장 상인 A씨는 "툭하면 여당에서 사진 찍으러 시장에 오는데 제대로 우리 삶에 도움을 준 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당 창당 시 대구에서 가장 반개혁적인 인물과 맞붙겠다고 공언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출마 여부와 파급 효과도 관심사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도 대반전을 이루기 위해 총선 채비에 나서고 있다. 다만 총선 판도를 흔들 만큼 영향력 있는 인물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40대 직장인 손모씨는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시민의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총선 판도를 흔들 전략이나 김부겸 전 총리와 같은 무게감 있는 인물을 내세우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안정론'vs'국정견제론' 팽팽히 맞서는 부산
부산 민심은 여당이 내세우는 국정안정론과 야당이 내세우는 국정견제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양상이다.
전통적으로 부산은 보수 성향 정당 지지세가 높은 곳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여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세가 다소 하락한 것 아닌가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부산 국회의원 18석 전석 석권을, 민주당은 절반인 9석 확보를 총선 목표로 내세웠다.
중소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40대 박모씨는 "엑스포 개최지 투표 결과가 너무 충격적이라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면서 "정부는 가덕 신공항 적기 건설, 산업은행 이전, 북항재개발 사업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60대 자영업자 이모씨는 "민주당 반대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민주당도 여당에 대한 공격 등 정쟁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경제와 지역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공약과 전략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30대 회사원 정모씨는 "부산에서도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중도층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여야 정당 모두 지역 정서에 기대거나 정쟁에 집중할 게 아니라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해 능력 있고 참신한 인물을 공천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보수 강세' 울산…김기현 출마 여부 관전포인트
울산에서는 지역구 6석 가운데 5석을 차지한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우세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민주당은 진보 성향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북구 1석만 차지하고 있다.
다만 야권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는 모습이다.
내년 총선 바로미터로 꼽히며 올해 4월 치러진 남구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되면서다.
이에 따라 진보 성향 유권자가 많은 동구와 북구를 비롯한 모든 지역구를 차지하려는 여권과 진보의 깃발을 꽂으려는 야권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의 울산 남구을 출마 여부는 지역 총선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그는 최근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하면서도 지역구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대표는 지난 20일 지역구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바빴던 중앙당 업무를 내려놓고 울산의 발전과 남구의 미래를 위해 챙겨야 할 일에 더욱 전념하려 한다"고 밝혔는데 사실상 출마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쏟아진 상황이다.
경남 정치 1번지 창원…낙동강 벨트 김해·양산 격전 예고
대체로 보수 성향이 강한 경남에서는 국정 안정론 속에 정권 심판론도 제기된다. 21대 총선에서는 전체 16개 선거구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12명, 더불어민주당 3명, 무소속 1명이 당선됐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선거구마다 예비후보들의 출마도 이어지고 있어 치열한 당내 경쟁부터 예고한다.
민주당은 오랜 시간 지역에서 기반을 다진 비교적 소수의 인물로 선거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정치 1번지'로 5석이 걸린 창원시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김해시·양산시 선거에서 격전이 예상된다.
지난 총선에서 성산·의창·마산회원·마산합포·진해 등 창원 5석을 모두 가져간 국민의힘에서는 현역 의원 모두가 사실상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최근 친윤 핵심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경남 대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윤한홍(마산회원) 의원 등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한때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린 창원 성산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뿐만 아니라 정의당·진보당 등 다수 야권 정당 후보가 맞붙는다. 야권 후보 간 단일화 여부도 관심을 끈다.
지난 총선에서 김해(2석)와 양산(2석) 선거구 4곳 중 3곳을 확보한 민주당은 내년에는 4석 모두를 차지하겠다는 각오를 보인다.
민주당 현역 의원 모두가 재출마 방침을 굳힌 가운데 같은 당 예비후보들의 출마 역시 타지역 대비 활발한 편이다.
낙동강 벨트 선거구를 빼앗겠다는 각오를 다진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의 출마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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