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00] 여야 인적쇄신 어디까지…물갈이 커지면 내홍 불가피
각당 텃밭 중진·올드 보이·86 정치인 '용퇴론'도 주목
여야 내부서 '진윤·친명 공천' 우려…각당 주류 결단이 관건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정수연 기자 =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어느 정도 '인적 쇄신'을 이뤄낼지가 선거 승패를 좌우할 중대 요소로 꼽히고 있다.
역대 총선에서 능력 있고 참신한 인재를 수혈하고 세대교체를 이뤄낸 정당이 유권자의 표심을 사로잡으며 좋은 성적을 거둔 전례가 많아서다.
여야는 당장 내년 1월에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인적 쇄신과 현역 '물갈이'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김기현 전 대표 사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으로 인적 쇄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앞서 혁신위원회는 현역 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를 당에 요구했고, 당무감사위원회가 204곳 당협위원장 중 46명에 대해 '컷오프(공천 배제)'를 권고했다.
총선기획단도 현역 의원의 최소 20%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로 공천 배제를 적용키로 했다. 당 일각에선 21대 총선을 기준으로 현역 40% 물갈이 관측도 나온다.
이에 질세라 더불어민주당도 '시스템 공천'이라는 원칙에 따라 인적 쇄신에 시동을 걸었다.
현역 의원 중 하위 평가자에 대한 감점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당내에선 최소 30명을 물갈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공천 경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가 여성, 청년일 경우 25% 가산점을 받는데 하위 20% 이하 현역 의원에 경선 득표 감산 비율 20∼30%를 적용하면 사실상 역전이 불가능해 적어도 30명가량은 교체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여야의 공천 물갈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각 정당의 지역 텃밭에 자리 잡은 중진 의원들과 여의도 귀환을 노리는 '올드 보이', '86'(1980년대 학번·60년대생) 정치인에 대한 용퇴론도 부상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인요한 혁신위'가 당 지도부, 친윤,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를 공개 요구했으나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김기현 전 대표의 사퇴 이후 다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현재까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중진 의원은 국회의장을 지낸 6선 박병석 의원과 '86' 대표 주자인 4선의 우상호 의원 두 명이고, 나머지 4명(강민정·오영환·이탄희·홍성국)은 모두 초선들이다.
여의도 재입성을 노리는 '올드 보이'들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에서는 6선을 지낸 김무성 전 대표와 이인제 전 의원, 지난 총선 참패의 책임론이 따라다니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등이 출마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4선을 지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5선을 한 이종걸 전 의원 등이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86' 현역 의원들을 겨냥해 운동권 정치 청산과 세대 교체론으로 선거 프레임을 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 86 용퇴론이 얼마나 힘을 받을지도 주목된다.
여야 각 정당의 인적 쇄신은 민심의 선택을 받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지만, 내홍과 계파 갈등이라는 리스크도 병존한다.
국민의힘에선 윤 대통령 최측근인 한 비대위원장이 총선을 100여일 앞두고 전격 등판함에 따라 그가 당 안팎의 '윤심(尹心) 공천'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총선에 차출된 장관과 대통령실 참모들이 솔선수범해 험지에 출마한다면 일각의 '진윤' 공천 우려를 잠재울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면 비주류의 반발과 더불어 야당 공세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민주당에선 친명(친이재명)계가 당권을 장악한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가 이른바 '공천 학살'을 우려하는 상황이어서 공천 결과에 따라 계파 갈등으로 비화할 소지가 있다.
당 지도부는 밀실 공천이 아닌 '시스템 공천'을 통해 공평하게 후보자를 추천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실제 공천 과정에서 비명계가 대거 탈락할 경우 이들이 탈당해 '이낙연 신당' 등 제3지대의 동력을 키울 가능성도 없지 않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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