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 KCC를 더 무섭게 만든 이승현, 그의 부활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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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잠든 호랑이를 깨웠다.'
사실 처음에는 이승현 입장에서 '그냥 하는 말이겠지'라는 생각에 큰 위로가 되지 않았단다.
"정말 끈질기게 (내 방을)찾아오더라. 그런 동료들이 너무 고맙다"는 이승현은 "유독 끈질겼던 허웅과 최준용은 물론, 훈련할 때 나의 상대가 돼 주고 자신감을 준 라건아에게 특별히 감사하고 싶다"며 웃음기를 살짝 되찾았다.
그런 '믿음'의 동료애가 이승현을 부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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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믿음이 잠든 호랑이를 깨웠다.'
남자농구 부산 KCC의 '무적 질주'가 무섭다. 3라운드 들어 '슈퍼팀'의 위용을 회복하면서 시즌 최다연승 타이기록인 7연승을 달렸다. 부상 후유증을 극복한 송교창(27)이 허웅-최준용-라건아 황금 라인업과 조화를 이루기 시작하면서 나온 결과물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KCC가 더 무서워 질 것이란 관측이다. '두목 호랑이' 이승현(31)까지 살아나면서 '슈퍼팀' KCC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승현은 지난 25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에서 17득점-2리바운드의 팀 내 최고 활약으로 7연승을 이끌었다. 전창진 KCC 감독은 7연승보다 반가운 '성탄 선물'은 이승현의 부활이라고 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 후유증이 유독 심했던 이승현이었다. 2라운드까지 19경기 평균 4.7득점(2.9리바운드, 1.6어시스트)에 그치며 마음고생이 심했다.
결정적인 전환점이 있었다. 4연승째를 기록했던 지난 19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이다. 당시 이승현은 선발 출전했지만 3쿼터까지 8분17초밖에 뛰지 못하면서 2득점-1어시스트에 그치고 있었다. 벤치워머로 시작했던 4쿼터, 종료 1분47초 전 송교창이 5반칙 퇴장을 하자 전 감독의 부름을 받고 출전해 종료 18초 전, '위닝샷'이나 다름없는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84대81 신승을 도왔다.
울산 원정에서 밤늦게 귀가한 이승현은 힘들 때마다 늘 위안이 되어 준 아내와 대화하던 중 새벽 2시쯤 전 감독에게 문자 인사를 보냈다. "감독님, 믿고 출전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는데도,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을 또 믿어 준 감독이 '진심' 고마웠던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전 감독은 이승현의 부진이 장기화될 때에도 "이승현은 살아날 것이다. 이승현에게 힘이 되는 얘기 좀 많이 해달라"며 '대변인' 역할을 자청해왔다.
그런 믿음에 비로소 '약발'이 작용했을까. 이승현은 울산전 이후 2경기 연속 8득점에 평균 2어시스트-1.5리바운드로 이전 평균 기록의 두 배로 상승하더니 한국가스공사전에서는 시즌 커리어하이로 화답했다.
'믿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승현은 7연승 후 첫 소감으로 "감독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 계속 나를 믿어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계속된 부진에 이승현은 숙소 방에서 혼자 의기소침해 있을 때가 많았다. 허웅 최준용 라건아 등이 시도 때도 없이 이승현의 방을 찾아와 위로와 격려를 하고 말벗이 돼 주었다.
사실 처음에는 이승현 입장에서 '그냥 하는 말이겠지'라는 생각에 큰 위로가 되지 않았단다. 하지만 단발적 립서비스가 아니라 믿음으로 똘똘 뭉친 '동료애'라는 걸 깨닫는 순간 힘을 얻기 시작했다.
"정말 끈질기게 (내 방을)찾아오더라. 그런 동료들이 너무 고맙다"는 이승현은 "유독 끈질겼던 허웅과 최준용은 물론, 훈련할 때 나의 상대가 돼 주고 자신감을 준 라건아에게 특별히 감사하고 싶다"며 웃음기를 살짝 되찾았다.
'괴짜' 최준용은 이승현이 25일 수훈선수로 방송 인터뷰를 할 때 불쑥 나타나 "이승현이 돌아왔다!"라고 소리치며 애교있는 '방송사고'를 냈다. 그런 '믿음'의 동료애가 이승현을 부활시켰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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