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만 바라보던 한국앤컴퍼니 주주들...이젠 “배당만 믿는다”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간 가운데, 주식을 고가에 사서 물린 소액주주들이 조현범 회장만 바라보는 신세가 됐다. 회사가 고배당을 해야 그나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기 떄문이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MBK파트너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기간(12월 5~25일) 동안 높은 시세에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산 주주들 사이에서 배당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한국앤컴퍼니의 한 소액주주는 “그래도 조양래 명예회장과 효성첨단소재 등 우군들이 참전해줬는데, 조현범 회장이 고배당으로 보답하지 않겠냐”며 “지금은 배당에 희망을 거는 수밖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은 앞서 공개매수가 진행 중이던 때까지만 해도 “최소 수량에 미달하더라도 MBK가 주식을 사줄 가능성이 있다”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MBK가 공개매수 마지막 날까지 호소문을 낼 정도로 이번 공개매수에 진지하게 임했던 만큼, 우선 소액주주 지분을 최대한 끌어모은 뒤 적대적 M&A에 재도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위법에 해당된다. 애초에 MBK가 ‘1931만5214주 이상 확보돼야만 매수하겠다’는 조건을 내걺으로써 투자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즉, 최소 수량 조건 때문에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투자자들 때문에라도 MBK가 입장을 번복할 수 없다는 얘기다.

MBK만 바라보던 소액주주들이 이번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고배당을 기대하는 이유는, 공개매수에 응모했던 주식을 26일까지 강제로 갖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공개매수 신청 주식은 27일부터 팔 수 있다. 26일엔 팔고 싶어도 매도가 불가능했다. 마침 27일이 배당락일이어서, 26일을 기준으로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주주들은 배당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앤컴퍼니는 올해 초 주당 800원을 배당한 바 있다. 시가배당율은 2.4%였다. 올해도 배당율에 변함이 없다면, 주식을 1000주 샀을 경우 80만원을 배당받게 된다.

그러나 이는 고점에 물린 주주들에게 별 위로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공개매수 기간 중 최고가(2만3750원)에 1000주를 매수했다면, 26일 종가(1만6800원)를 기준으로 추산한 손실은 695만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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