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日 히비끼·하쿠슈도 오른다... 빔산토리코리아, 주류 50종 최대 18%인상

유진우 기자 2023. 12.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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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키 21년산 18.3%↑, 하쿠슈·야마자키 18년 10.4%↑

빔산토리코리아가 내년 1월 1일부터 위스키, 진, 럼, 데킬라를 포함한 주류 50여 종의 가격을 최소 5%에서 최대 18% 인상한다.

빔산토리코리아는 히비끼(響), 하쿠슈(白州), 야마자키(山崎) 등 일본 위스키를 국내에 수입·공급한다. 라프로익, 보모어, 짐빔 등 스코틀랜드와 미국 위스키, 바카디와 봄베이, 쉽스미스, 피나클 같은 유명 증류주도 취급하고 있다.

2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빔산토리코리아는 최근 대표이사 명의로 거래처에 가격 변경 안내문을 보내 내년 1월 1일부터 제품 출고가를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인상 제품은 각국 유명 위스키뿐 아니라 진, 럼, 데킬라, 보드카를 포함해 50여 종이 넘는다. 인상 폭은 최소 5%에서 최대 18%다.

가장 많이 오르는 제품은 히비끼 21년이다. 이 제품은 한 번에 값이 18.3% 오른다.

히비끼 21년은 공급량이 충분치 않아 시중에서 팔리는 가격도 변동이 심하다. 현재 700밀리리터(ml) 1병 기준 국내가 150만~240만원 사이에서 팔린다. 인상 이후에는 한 병에 180만원에서 300만원을 호가할 전망이다.

그래픽=정서희

히비끼 못지않게 인기가 많은 하쿠슈 18년과 야마자키 18년 역시 10.4%가 오른다. 이 두 위스키는 현재 병당 150만~200만원에 팔리고 있다.

이 제품들은 국내 시장은 물론 일본 현지와 해외시장에서도 원액 부족을 이유로 몇 년 전부터 값이 꾸준히 올랐다. 히비키 21년은 빈 병이 20만원에 팔릴 정도로 희귀품 대접을 받는다.

지난달 산토리는 내년 4월부터 이들 위스키를 포함한 프리미엄 위스키 제품을 최대 125%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주류업계에서는 이 점을 들어 이번 1월 인상과 별개로, 내년 1분기 안에 히비끼와 하쿠슈, 야마자키 값이 재차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익히 알려진 대로 위스키는 오랜 기간 숙성해야 하는 생산 공정 특성상 일시적으로 수요가 늘면 공급을 바로 늘릴 수 없어 가격이 크게 오른다.

그러나 이번 인상 목록에서 정작 숙성 년수가 가장 높은 라프로익 33년과 라프로익 34년 등은 가격 인상 폭이 5%에 그쳤다.

생산량 대비 공급량이 충분한 진과 럼, 데킬라 같은 다른 증류주 제품들도 전 영역에 걸쳐 최소 5%에서 10%가 오른다.

빔산토리코리아는 이번 인상 이유와 기준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내내 물가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소주·맥주 제조사에 가격을 동결하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위스키 수입사에는 이렇다 할 가격 관련 건의조차 하지 못했다. 그 사이 위스키 물가는 급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주범(主犯)으로 올라섰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소비자 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양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6%를 기록했다. 올해 2월(12.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래픽=정서희

그 사이 위스키 수입사들은 우리나라 시장에서 역대급 이익을 거둬갔다. 빔산토리코리아는 2018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빔산토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69% 올랐다. 2019년 149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400억원에 육박하면서 3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년 만에 86%가 뛰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이보다 훨씬 불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같은 기간 모기업에 해당하는 빔산토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이 10% 남짓 오르는 데 그쳤다. 2019년과 비교해도 성장세가 24%에 그친다. 전 세계적으로 일본 위스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해도 한국만 한 시장은 없었다는 뜻이다.

한국베버리지마스터협회 관계자는 “‘물 들어올 때 노 젓자’식 한탕주의와 인기 제품에 재고를 끼워 파는 식으로 매출을 늘리는 전근대적인 영업방식으로는 우리나라에 건전한 위스키 문화를 제대로 펼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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