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필름 쌓은 '풍선 실험실'로, 우주 감마선 정밀 포착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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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필름을 '팬케이크'처럼 층층이 쌓아 중성자별이 내뿜는 감마선을 1000만 분의 1밀리리터(ml)의 정확도로 잡아냈다.
아오키 시게키 일본 고베대 천체물리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감마선 관측용 '풍선 망원경'에 필름을 쌓아 배치하는 방식으로 중성자별 '돛자리 펄사(Vela pulsar)'를 정확하게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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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필름을 '팬케이크'처럼 층층이 쌓아 중성자별이 내뿜는 감마선을 1000만 분의 1밀리리터(ml)의 정확도로 잡아냈다.
아오키 시게키 일본 고베대 천체물리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감마선 관측용 '풍선 망원경'에 필름을 쌓아 배치하는 방식으로 중성자별 '돛자리 펄사(Vela pulsar)'를 정확하게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에 발표했다.
감마선은 우주에서의 감마선 폭발로 생성되는 고에너지 전자기파다. 중성자별 두 개가 서로 가까워지다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충돌한 중성자별은 블랙홀로 붕괴되기도 해, 감마선 분석으로 블랙홀의 원리 등을 찾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감마선은 전자기파 스펙트럼 중에서 가장 높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파장이 매우 짧다. 워낙 짧은 파장이어서 직접 관찰하기 힘들기 때문에 천문물리학계는 감마선을 측정하기 위한 특수장비를 개발하는 등 보다 정밀한 측정 방법을 개발 중이다.
2021년 12월 연구팀은 풍선 망원경(balloon-borne telescope)을 성층권에 띄워 10메가볼트(MeV)에서 100기가볼트(GeV)에 해당하는 에너지의 감마선을 정밀하게 관측했다고 밝힌 바 있다. 풍선 망원경은 우주에 띄우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등과 달리 지구 성층권에 띄우는 관측장비다. 커다란 헬륨풍선에 감마선망원경을 실어 띄워올리면 망원경이 상공을 떠다니며 우주입자를 감지한다.
연구팀은 풍선망원경의 포착 능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진용 필름'을 주목했다. 망원경에 설치하는 사진용 필름의 감도를 높이면 중성자별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더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을 거라고 봤다. 연구팀은 얇은 필름 여러 장을 팬케이크 쌓듯 겹쳐쌓는 방법을 고안했다. 렌즈가 포착한 입자가 필름 여러 장에 걸쳐 쌓이면 입자가 움직인 궤적을 보다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또 필름에 기록된 감마선이 언제 발생했는지 분석하기 위해 가장 아래 깔린 필름 세 겹이 서로 다른 속도로 앞뒤로 움직이도록 설계했다. 시계 추가 움직인 자국이 남듯 바닥에 깔린 필름에 시간의 흐름에 따른 흔적을 남기는 방식으로 감마선이 포착된 시간을 유추했다.
연구팀이 이 방식으로 만든 망원경을 통해 중성자별인 돛자리 펄서를 관측한 결과, 1만분의 1 밀리미터의 정확도로 돛자리 펄서가 방출하는 감마선을 포착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전에 포착한 결과물보다 약 40배 이상 정확도가 높아진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풍선망원경을 이용한 실험에서 관찰 영역과 관찰 시간대를 확장해 감마선 천문학 분야에서의 혁신적 결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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