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속질주' K-배터리 급제동…'中 증설' 석유화학 먹구름[산업결산㊥]
석유화학, 공급과잉 직격탄…'슈퍼 사이클' 조선업 실적 활짝
(서울=뉴스1) 김종윤 한재준 배지윤 기자 = 올해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보급형 제품을 앞세운 중국 기업의 공세에 시달렸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리스크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글로벌 배터리 기업이 완성차 업계와 보조금 혜택을 나누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온전한 보조금 혜택이 불투명해지면서 삼중고에 직면한 모습이다.
석유화학업계도 중국의 증설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위기를 맞았다. 수년간 누적된 공급은 실적을 깎아내리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일부 기업은 공장 가동을 멈추고 시황 회복을 기다렸지만 연간 적자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유럽·미국 전기차 수요 주춤…빨라진 中 LFP 공세
27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총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0% 증가했다. 성장은 지속됐지만 지난해 동기 증가율(75.4%)과 비교하면 대폭 축소됐다.
올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주춤했다. 경기침체와 맞물려 미국과 유럽 내 수요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전동화 계획 연기를 발표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의 거센 공세까지 견뎌야 했다. 중국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들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기업의 주력 제품인 하이니켈 삼원계(NCM·NCA)와 비교해 저렴하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LFP 침투율이 유럽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유럽 판매 비중이 큰 국내 기업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부터 기업들은 IRA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를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AMPC는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할 경우 셀은 킬로와트시(㎾h)당 35달러, 모듈은 ㎾h당 10달러의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최근 변수가 발생했다. 북미 점유율 1위인 일본 기업 파나소닉이 완성차와 AMPC를 절반씩 나눠 갖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SK온도 AMPC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AMPC 혜택을 나누자는 고객사 요구가 뻔한 상황"이라며 "이미 완성차 기업과 AMPC 공유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중국 석유화학 투자로 자급률 확대…석화업계 실적 위기감 고조
석유화학업계는 쏟아진 글로벌 증설로 위기에 빠졌다. 올해 에틸렌 증설은 960만톤으로 역대 최대 수준에 가까웠다. 특히 최대 수출국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는 우리 기업에 직격탄으로 돌아왔다. 올해 11월까지 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19.5% 감소한 154억7017만달러에 그쳤다.
몇몇 기업은 공장 가동을 멈추기까지 했다. 대표적으로 LG화학(051910)은 올해 여수 NCC 2공장 가동을 반년 동안 중단했다. NCC는 나프타를 활용해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금호석유화학(011780)의 합성고무과 합성수지 부문의 3분기 공장 가동률은 각각 67%, 62%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p, 8%p 줄었다.
올해 연간 적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 수익성이 손익분기점 이하에 맴돌고 있어서다. 올해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차이)는 △1분기 200달러 △2분기 248달러 △3분기 161달러에 그쳤다. 통상적인 손익분기점은 300달러 안팎이다. LG화학 석유화학부문과 롯데케미칼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각각 270억원, 751억원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재고 축소 움직임이 강하다"며 "나프타 가격 상승은 화학업체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 조선업계 제2의 전성기…3사 동시 흑자·수주 확대
조선업계는 올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선별 수주 전략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계약을 따내며 나란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713억원, 690억원의 영업이익의 흑자를 냈다. 삼성중공업(010140)도 올해 3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화오션(042660)도 3분기 74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업계가 모처럼 호황기에 접어든 배경에는 IMO(국제해사기구) 규제에 따른 LNG(액화천연가스) 선박 등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가 있다. IMO는 오는 2050년 국제 해운 분야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업들은 올해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23억2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57억4000만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저가 수주를 지양하고 선별 수주 전략으로 흑자를 달성했다"며 "이미 3년 치 이상의 수주 물량을 쌓아놓은 만큼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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