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수의 로컬리즘] 베이비부머와 은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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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과 시작이 겹치는 2023∼2024년 연말연시다.
베이비부머의 상징인 '58년 개띠'의 65세 진입 완료로 늙음·은퇴·노년의 대량 등판이 시작된다.
1999년부터 은퇴자 전담부서를 설치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이주 촉진에 매진한 덕분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를 소멸 억제의 무기로 역전시킨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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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도 만만찮은 과제 기다려
‘58년 개띠’ 65세 대량 등판 속
日, 초고령화 맞선 사례 주목
은퇴, 소멸 억제 무기로 역전
우리도 ‘위기 → 기회’로 반전을
끝과 시작이 겹치는 2023∼2024년 연말연시다. 상투적이나, 말 많고 탈 많은 또 한해의 다사다난(多事多難)이 끝나간다. 2024년 한해는 어떨까 싶다. 아마도 굉장한 시대 흐름 속 새로운 과제가 부각될 듯하다. 얘기인즉슨 만만찮은 한해가 기다린다는 의미다. 왜일까? 힌트는 인구 변화에 있다. 종합하면 초고령화의 쓰나미가 예고된 상태다. 지금껏 무게중심은 0.7명(2023년 2∼3분기)의 출산율처럼 저출생에 쏠렸다. 해서 출산·양육환경의 개선정책이 우선됐다. 이제부터는 달라진다. 만성적인 저출생이 불러온 초고령화의 후폭풍이 본격화된다. 2024년은 원년이다. 베이비부머의 상징인 ‘58년 개띠’의 65세 진입 완료로 늙음·은퇴·노년의 대량 등판이 시작된다.
인구 3만2000명이 안되는 일본 홋카이도 다테시. 온화한 작은 마을이 초고령화에 맞섰다. 지방소멸 상징 사회인 일본에서 드물게 인구·세수의 유지·증가에 성공했다. 간병 등 생활 관련 산업으로 청년세대까지 품어 안았다. 1999년부터 은퇴자 전담부서를 설치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이주 촉진에 매진한 덕분이다. 요컨대 ‘웰시랜드 프로젝트’다. 호황 반전까지는 아닐지언정 최소한의 지역경제는 지켜냈다는 평가다. 야마나시현 호쿠토시는 장기체제형 리트리트(retreat)를 내세워 고령인구의 사회 전입을 설득한다. 2007년부터 리조트 등 유휴시설을 힐링 공간으로 변신, 초고령 이슈에 단단히 대비했다.
둘 다 일본의 고령자 유치 전략에 활용되는 모범 사례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를 소멸 억제의 무기로 역전시킨 사례다. 2015년부터는 인구 균형 목표 수치까지 내놨다. 매년 ‘도시→농촌행 4만명 증가’와 ‘농촌→도시행 6만명 감소’를 달성해야 할 정책 의제로 공식화했다. 도농격차의 완화 수단 중 하나가 은퇴인구다. 800만 1947∼1949년생 베이비부머(단카이세대)의 실질 은퇴가 완료되며 이들을 잉여세대에서 활용인구로 쓰자는 차원이다. 일본판 은퇴마을(CCRC)을 비롯해 도시 노인의 지역 이주는 트렌드로 확산됐다. 도시의 재정 절감과 시골의 인구 유입은 유무형 시너지로 연결된다.
아름답지만은 않다. 갈등도 많다. 채찍보다 당근으로 지방 이주를 권해도 ‘고려장’ 혐의는 줄지 않는다. 해서 갈수록 정밀·고도화된다. 내려갈 수밖에 없는 조건 완비다. 은퇴인구가 원하는 간병·의료 품질과 정량적·정성적 인센티브를 강화한다. 수도권·농산어촌의 은퇴인구 활용 수준도 높아진다. ‘백만노인 이주계획’에도 힘이 실린다. 초고령화의 위기 회피와 기회 전환에 이견은 없어서다. 실제 2000년대 이후 문 닫은 6000개 폐교 공간의 고령 매칭은 일반적이다. 덕분에 55세부터는 전출 초과(도쿄)다. 교육·취업의 도쿄 전입과 의료·간병의 로컬 전입이 교환된 것이다.
중요한 건 우리다. 초고령화의 속도·범위·깊이는 일본을 앞지른다. 최고 속도로 최저 기록을 갈아치운다. 58년 개띠의 65세 진입이 본격화되는 2024년을 소중히 분석·활용하는 전략 접근이 관건이다. 은퇴인구의 달라질 시공간을 ‘위기→기회’로 바꾸자는 뜻이다. 예고된 초고령화를 영리한 가치 창출로 역전시킬 필요가 있다. 사회문제를 영리 모델로 풀어내는 일석이조의 노림수다. 건강한 노년을 위한 시니어타운 활용이 일례다. 일본은 1만7000개라는데 한국은 39개뿐이다. 조정과제가 많지만, 극복하는 게 미션이다. 베이비부머의 부각 시점은 초고령화의 골든타임이다. 실질 베이비부머 1700만명(1955∼1975년생)이 49∼69세인 2024년은 최적 찬스다.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상상력과 달라진 실행력을 맞춰보는 게 좋다. ‘부머 은퇴+로컬리즘=미래 모델’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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