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서 가거라 2023년…“다시 새 희망을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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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게 달려왔더니 어느새 2023년의 끝자락이다.
곰곰이 따져보면 순탄한 때보다 마음 졸이며 보내온 날이 많았다.
하루도 맘 편히 잠들 수 있는 날이 없었다고 해도 심한 말이 아닐 것이다.
고통과 좌절은 떠나는 2023년과 함께 떨쳐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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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농민 적극 지원 절실
숨 가쁘게 달려왔더니 어느새 2023년의 끝자락이다. 곰곰이 따져보면 순탄한 때보다 마음 졸이며 보내온 날이 많았다. 역시나 올 한해도 우리 농민들에게는 녹록지 않은 365일이었다.
무엇보다 ‘농사의 동업자’라는 하늘마저 농가를 도와주지 않았다. 연초부터 이상저온을 시작으로 우박·가뭄·호우·폭염에 이은 태풍 등 자연재해가 쉼 없이 몰아쳐 농민들을 힘들게 했다. 애써 가꾼 농작물이 한순간에 망가져 큰 손실을 봤다.
내려가는 법을 잊은 농업 생산비도 심각한 골칫거리였다. 비료 등 각종 영농자재와 농업용 면세유 가격, 농사용 전기요금 등이 올라 농가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했다. 일손부족으로 인건비도 상승해 힘들게 농사지어 이것저것 떼고 나면 손에 쥐는 게 거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농업소득이 948만원으로 추락해 큰 충격을 줬지만 올해도 사정은 별반 나아 보이지 않는다.
축산농가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제1종 법정 가축전염병 4종이 발생해 자식처럼 기르던 가축을 땅에 묻어야 했다. 우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 6만여마리를 살처분했고, 5월에는 4년4개월 만에 구제역이 재발했다. 10월엔 이름마저 낯선 소 럼피스킨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다. 겨울에 접어들면서는 예외 없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하루도 맘 편히 잠들 수 있는 날이 없었다고 해도 심한 말이 아닐 것이다.
농가의 영농의욕을 꺾어버리는 정부의 행태도 여전했다. 물가를 잡는다며 무관세와 저율관세할당(TRQ) 외국산 농축산물을 무더기로 들여왔다. 모처럼 제값을 받으려고 하면 여지없이 값싼 외국산을 수입하니 농민들이 뿔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오죽하면 농가들의 항의 시위가 줄을 이었겠는가. 농촌 상황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의료·교통·교육·문화 등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러운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방소멸 시계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농업·농촌을 둘러싼 안팎의 상황은 내년에도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 고통과 좌절은 떠나는 2023년과 함께 떨쳐버리자. 비록 버거울지라도 새해에는 새 희망을 가슴에 품고 그 희망을 싹틔우기 위해 다시 굵은 땀방울을 흘리자. 정부도 우리 농업·농촌·농민을 힘껏 부축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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