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마린카 점령' 부인했던 우크라이나, 하루 만에 병력 철수 인정

우크라이나는 동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州) 서부 마린카가 러시아에 점령당했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하며 병력을 철수시켰다고 AFP, 타스 통신이 현지시간 어제(26일) 보도했습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키이우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리 군은 철수했다"며 "지금 마린카 외곽으로 이동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정착촌 경계를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마린카라는 도시는 이제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전날 러시아군의 점령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지 하루 만에 입장을 180도 바꾼 셈입니다.

마린카는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도네츠크주의 주도 도네츠크시에서 서남쪽으로 약 20㎞ 떨어진 인구 1만 명가량의 도시입니다.

전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TV로 중계된 회의에서 "우리 공격 부대가 오늘 마린카를 완전히 해방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고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축하한다"며 "러시아군이 더 넓은 작전 지역으로 진격할 기회를 제공한 것은 성공"이라고 치하했습니다.

이에 올렉산드르 슈투푼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방송에서 "마린카 점령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 군이 여전히 그곳에 있고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일축했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6월 시작된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은 가운데 최근 수 주간 전체 전선에 걸쳐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마린카뿐만 아니라 도네츠크시 북쪽에 있는 아우디이우카도 지난 10월 이후 러시아군의 거센 공세에 위협받고 있습니다.

안상우 기자 asw@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