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스포츠 名家 삼성… 배구는 살아났다

김영준 기자 2023. 12. 27.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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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포커스]
똘똘 뭉쳐! - 프로배구 삼성화재 선수들이 지난 19일 KB손해보험을 3대0으로 물리친 뒤 기뻐하고 있다. 몇 년간 최하위권을 맴돌던 삼성화재는 올 시즌 2위를 달리며 ‘명가’ 재건을 꿈꾸고 있다. /KOVO

2023-2024시즌 프로배구 V리그가 반환점을 돌았다. 남녀부 각 팀이 모두 정규 리그 각 36경기 중 18경기씩을 소화했다. 여자부에선 지난 시즌 정규 리그 1·2위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이 올해도 선두 다툼을 벌이며, 남자부에선 1위 우리카드와 2위 삼성화재가 3연속 통합 챔피언 대한항공(3위)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삼성화재의 반등이 주목을 끈다. 삼성화재는 1995년 창단해 수퍼리그 8연패(連覇), V리그 챔피언 결정전 8회 우승을 일군 한국 대표 배구 명문이다. 그러나 2015-2016 시즌 이후 한 번도 챔피언 결정전에 오르지 못하는 등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시즌까지 최근 세 시즌 성적이 7팀 중 7위-6위-7위. ‘봄 배구’를 한 것도 6시즌 전이다. 올해는 완전히 다르다. 26일 현재 13승 5패(승점 34)로 리그 2위. 12월 들어 6승 1패를 올렸다. 선두 우리카드와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 등 강적들을 잡으며 최근 4연승 질주 중이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아시아 쿼터 선수·신인 선수 선발에서 모두 전체 1순위 지명을 하며 전력 보강을 확실히 했다. ‘V리그 경력직’ 요스바니 에르난데스(32·쿠바·등록명 요스바니) 공격력이 불을 뿜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OK저축은행·현대캐피탈·대한항공에서 뛰었던 요스바니는 올 시즌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팀의 주포로 활약하며 득점(537점) 리그 전체 1위, 서브(세트당 0.559개) 1위 등 주요 공격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시아 쿼터로 뽑은 198㎝ 장신 미들블로커 에디(24·몽골)도 공격 성공률 56.79%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신인 1순위로 뽑은 이윤수(20)는 아직 데뷔 전이다.

김정호(26)와 김준우(23) 등 국내 공격진이 요스바니를 든든하게 지원한다. 아웃사이드 히터인 김정호는 득점(219점) 리그 공동 10위인데, 이는 국내 선수만 따지만 4위다. 리그 전체 8위·국내 2위에 오른 서브(세트당 0.206개) 능력이 특히 뛰어나다. 프로 2년 차 미들블로커 김준우는 속공 리그 8위(성공률 59.81%), 블로킹 5위(세트당 0.582개)로 팀 공격 옵션을 더하고 있다. 베테랑 세터 노재욱(31)의 손끝도 지난 시즌보다 날카로워졌다.

성적이 오르자 바닥을 쳤던 관중 수도 반등했다.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대한항공과 함께 인기 팀으로 꼽히던 구단이다. 전성기 시절 3800명도 넘기던 홈경기 평균 관중이 2017-2018 시즌 2962명으로 떨어지더니, 최하위 수모를 겪은 지난 시즌엔 1033명으로 꼴찌였다. 하지만 올 시즌엔 3라운드까지 평균 1690명이 대전 충무체육관을 찾았다. 우리카드(2794명), 현대캐피탈(2136명)에 이어 3위다. 지난 22일 대한항공과 벌인 홈경기에는 2449명이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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