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3만명 일자리 잃을 위기… ‘AI의 습격’ 현실화됐다
오픈AI와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구글이 자사 핵심 사업에 AI 기술을 도입하면서 3만명에 이르는 관련 인력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AI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의 직원들이 가장 먼저 ‘AI의 습격’을 맞게 된 것이다. 실리콘밸리 빅테크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AI가 인력 배치를 바꾸거나 아예 대체하는 일이 현실이 되고 있고, 관련 안전망 준비가 시급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미국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소식통을 인용, “광고 사업에 AI를 도입한 구글은 최근 자사 광고 판매 부서 직원들에게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구조조정에 영향을 받는 규모는 3만명에 달하며, 이르면 해를 넘기기 전에 부서 통폐합·감원 등과 관련된 직원들의 거취가 통보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광고 담당 인력의 경우 구글의 다른 사업으로의 재배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대부분이 해고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디지털 광고 사업은 지난해 구글의 연간 매출에서 58.1%를 차지하는 최고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이다. 지금까지 구글은 ‘스마트 자동 입찰’과 같은 기능에 AI를 부분적으로 적용해왔지만, 광고 제작이나 새로운 광고 슬롯 제안 등 업무는 여전히 광고 판매 담당 직원이 직접 맡았다. 하지만 올 들어 생성형 AI가 나타나며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5월 구글은 자사 블로그에 “검색 광고용 자동생성 기능을 통해 AI 기반 광고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며 “구글AI가 고객사의 광고를 노출하는 데 효과적인 키워드, 헤드라인, 이미지, 설명 등을 생성해준다”고 했다. 예컨대 화장품 제조사가 ‘건조한 피부를 위한 스킨 케어’에 대한 검색 페이지에서 자사 홈페이지가 노출되길 원할 경우, 키워드를 AI에 입력하기만 하면 “당신의 건조하고 민감한 피부를 진정시키세요- 오늘부터 당신의 반짝임을 되찾으세요”와 같은 제목을 만들어주는 식이다. AI가 고객사의 과거 광고 노출 위치, 고객 유입량 등 데이터를 분석해서 가장 효율적인 광고 패키지를 제안해주기도 한다.
AI의 습격은 구글만의 문제가 아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를 비롯한 대부분의 소셜미디어 업체들의 주수익원 역시 온라인 광고이다. 시기의 문제일 뿐 이들 업체의 광고 담당 인력은 구글과 같은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선제적으로 AI를 도입한 빅테크들은 일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효율성과 수익성 면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X(옛 트위터)와 메타는 소셜미디어 콘텐츠 검열 업무를 AI에 맡기면서 관련 인력을 대거 감축했다. 두 회사는 광고 수입 급감 같은 악조건에서도 인건비를 대거 절감하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다만 콘텐츠 검열 품질이 과거보다 떨어지면서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공장에서 인력을 대체하는 로봇도 속속 현실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테슬라가 개발 중인 ‘옵티머스’ 로봇이다. 이 로봇은 섬세한 인간의 손동작을 따라 하며 계란을 삶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고, 한 다리로 요가 자세를 하거나 안정적으로 스쿼트 동작을 수행할 수도 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기업·산업 현장용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화이트칼라’ 직업과 공장의 ‘블루칼라’ 직업 모두 AI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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