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유럽, 일자리 21만개 사라진다
폴크스바겐이 최근 발표한 ‘15조원’ 비용 줄이기 돌입은 자동차 업계에 퍼져있던 예고된 ‘구조조정의 공포’가 현실로 마주하는 본격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강력한 전기차 지지자였던 헤르베르트 디스 전 회장이 ‘3만명 감원 계획’을 언급했다가 노조의 강력한 반발을 마주해 퇴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엔 사측과 대주주인 포르셰 가문이 나서 감원안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16년 ‘디젤 게이트 사건’ 이후 최대 규모 긴축으로, 전기차 사업을 진행하려면 감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이사회의 견해라고 한다. 부품이 40% 줄어 인원 필요성이 적어진데다 배터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 신규 투자할 곳이 산더미라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이 필수라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마주한 구조조정의 성격은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전방 산업으로 경기에 민감한 이 업계에는 경기 침체 국면이면 구조조정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구조조정은 기업들이 전기차 관련 생산 시설을 새로 짓거나 재편하는 것과 맞물리며 규모가 커지고 있다. 폴크스바겐뿐 아니라 GM, 스텔란티스 같은 자동차 메이커들은 물론 콘티넨털, 미쉐린 등 자동차 부품 업체 등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전기차 전환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
미국 GM은 지난 14일 내년 1월 1일부터 미시간주 오리온, 미시간주 랜싱의 공장 등에서 1314명의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공장에서 카마로, 볼트 등을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 트럭 생산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GM은 전기차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 중 하나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과 배터리 합작사를 4개 건설하며 투자를 가속화한 게 대표적 예다. 이 과정에서 GM의 기존 인력 줄이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스텔란티스도 내년 2월부터 디트로이트와 오하이오주 톨레도 공장에서 3700명 규모의 해고에 돌입한다. 크라이슬러·피아트·지프·푸조 등의 엽합사인 스텔란티스는 지난 10월엔 사무직 직원 64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이 역시 전기차 전환을 위한 비용 줄이기 일환이었다.
부품사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일 콘티넨털은 2025년까지 6개 사업부를 5개로 줄이고 직원 4000~6000명가량을 감원할 계획이다. 미쉐린도 사업 구조조정을 위해 독일 카를스루에, 트리어 등의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독일 자동차산업협회는 2030년까지 전기차 전환으로 유럽에서 21만5000개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기차 시대, 혁신없이 생존이 어렵다.
‘전기차 시대’의 자동차 업계는 제조 방식의 혁신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해지고 있다. 테슬라의 차량 1대당 이익은 글로벌 1위 업체인 도요타의 4배에 이르는 1만5653달러(2027만원)다. 테슬라는 기존 완성차 업체와 달리 차량 차체를 통째로 찍어내는 ‘기가 캐스팅’ 방식을 도입했다. 이같은 혁신을 통해 필요 인력을 대규모 줄여 2000~3000만원대 저렴한 전기차를 만들 계획이다. 이런 경쟁력에 대항 하기 위해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혁명에 가까운 변신을 시도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3000만원 아래 전기차는 각 업체의 제조 혁신 정도에 비례해 품질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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