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尹아바타 한동훈이 전쟁 선포한 것”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86운동권을 강하게 비판하자, 민주당은 “비대위를 왜 만들었는지 반성이 아니라 전쟁 선포부터 했다”며 “이게 5000만 국민의 언어냐”고 했다. 한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으로 있을 때 기존 여의도 문법은 ‘여의도 사투리’라며 “나머지 5000만 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했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어떻게 취임 일성으로 국정 운영 실패에 대한 반성 한마디 없이 제1 야당 대표에게 모독과 독설부터 뱉느냐”며 “5000만의 언어가 아닌 독설로 가득 찬 윤석열의 언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총선용 악법”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강선우 대변인은 “대통령 선거에서 표를 더 받았다고 대통령 부인의 죄가 없어지면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결국 윤 대통령의 공천 지령을 전달할 대리인, 김건희 여사를 지키기 위한 호위 무사일 뿐”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한 위원장이 특검법에 반대할 경우 “윤석열 아바타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해 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분명한 건 한 위원장의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입장이 국민의힘 비대위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이 ‘정치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야당도 아니고 여당 비대위원장이 처음 나오자마자 이렇게 싸우자고 덤비는 건 난생처음 봤다”며 “여당이라면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를 진단하고 앞으로 국정 운영의 큰 그림을 말해야 했다”고 말했다. 86세대의 한 의원은 “내년 총선을 여당의 ‘이재명과 운동권 심판’ 대 야당의 ‘윤석열 정권 심판’ 구도로 치르겠다는 걸로 보인다”며 “국민의 분노가 어느 쪽을 향할지 생각하면 100% 실패하는 전략”이라고 했다.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국민의힘이 중도 확장을 하려면 약점을 보완해야 하는데, ‘김건희 특검법’ ‘이준석과 화해’ ‘국정기조 전환’은 어떻게 할 건지 말하지 않고 민주당과 86세대 악마화에만 열을 올렸다”고 했다.
반면, ‘전선’을 분명히 긋고 시작하는 한동훈식 연설이 새로웠다는 반응도 있었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여선웅 전 청년소통정책관은 “첫 일성이 확실히 여의도 사투리는 아닌 것 같다”며 “다만 여의도를 범죄자 취급하는 것을 보니 ‘서초동 사투리’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한 위원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제일 우두머리 장수가 전쟁에서 ‘나는 안 싸운다’고 한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강남이나 영남이 아니면 당선 가능성이 없고, 비례는 검사 공천에 차질을 빚을 것 같으니 고육지책으로 불출마 선언, 검사 공천용 자구책일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의 불출마로 이재명 대표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요구가 거세질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강행 처리를 예고한 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날 법안의 특별검사 추천 조항 수정을 논의했다. 현재 제출된 특검법은 ‘대통령이 소속된 교섭단체’에는 추천권을 주지 않는다. 국민의힘에서 “악법”이라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정치권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자, 민주당과 정의당이 해당 문구를 ‘대통령이 소속됐거나 소속된 적이 있는 교섭단체’로 바꾸거나, 아예 교섭단체에는 추천권을 안 주는 수정안을 논의했다. 대통령 탈당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 추천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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