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인 한동훈 불출마 선언, 인적쇄신 여야 없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26일 정치인으로 데뷔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했다.
여당이 '용산출장소'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궁중암투가 끼어들 자리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27일 탈당을 선언한 이준석 전 대표도 여당엔 악재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26일 정치인으로 데뷔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했다. 50세 정치신인이 집권당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운동권 세력과 싸우겠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여당이 ‘용산출장소’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궁중암투가 끼어들 자리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28일 국회 통과를 앞둔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 역시 “악법”이라고 재확인했다. 내년 총선 공천 전제 조건으로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제시했다. 여야 인적쇄신 경쟁에 불을 당긴 것으로 해석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선민후사(先民後私)를 실천하겠다”면서 지역구·비례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놔 ‘혁신 공천’의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이 대표에겐 날을 세웠다. “일주일에 서너 번 재판 받는 초현실적” “국민 위에 군림하는 운동권”이라고 직격했다. “중대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게 지상목표인 다수당이 폭주하면서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걸 막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정치에 뛰어든 1차 목표가 “수십 년간 386이 486·586·686이 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이라고 선언한 셈이다.
‘김건희 특검’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마당에 한 위원장이 다른 목소리를 낼 가능성은 희박했던 게 사실이다. 향후 김 여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상승하면 ‘한동훈호’에 부담이 될 공산이 크다. 당정관계 변화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수직·수평적 얘기가 나올 게 아니다”는 한 위원장의 평가에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인을 찾기 어렵다. 27일 탈당을 선언한 이준석 전 대표도 여당엔 악재다. 한 위원장은 “누구든 만나겠다”면서도 이 전 대표와 당장 만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최소 2주는 ‘한동훈의 시간’이다. 그의 정치철학과 혁신 방향이 주목받는 기간이다. 여당이 ‘789’(70·80·90년대생)가 주축인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면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는 더 강렬해질 것이다. 한 위원장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지지율을 어떻게 복원할지도 관심사다. 그 해답은 혁신과 인적쇄신의 진폭에 달렸다. 국민은 한 위원장이 “여의도 사투리”에서 벗어나 “국민이라는 나침반”을 바라보며 “5000만 명의 화법”을 어떻게 구사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기성 정치권과 별반 다르지 않는 ‘헛스윙’을 한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 전체가 상당한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친윤 중진의 불출마 선언으로 기선을 빼앗긴 만큼 여당보다 더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 수밖에 없다. 고질적인 계파 갈등에 ‘이낙연 신당’까지 공식화하면 ‘총선 원팀’은커녕 내홍의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서둘러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과 통합에 나서는 게 민주당이 살 길이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