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2024년, 미국 대선과 반미·반서방·반제재 네트워크

경기일보 2023. 12. 2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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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4년은 선거의 해다. 1월 대만 총통선거, 2월 인도네시아 대선 및 총선, 3월 러시아 대선, 5월 인도 총선, 6월 유럽연합(EU) 집행부 선거, 11월 미국 대선 등이 있다. 전쟁과 지정학적 불안정, 굵직한 선거 일정으로 인해 2024년 전 세계는 경제와 안보 정책의 일대 변화가 촉발되는 한 해가 될 수 있다. 특히 미국 대선은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 변화의 중대 변수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대선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유럽,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중동, 미중 전략경쟁 및 미-러 대치의 동북아 등과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 미국 의회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 통과를 주저하면서 전세는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 내 팽배한 ‘우크라이나 피로감’은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과 지지도 국제적인 비난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이 두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불확실하다.

반면 러시아는 제재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안정세고 안전세 역시 불리하지 않다. 나아가 미국과 유럽에 적대적인 국가들과 긴밀한 군사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인도, 베트남, 미얀마, 말리, 토고, 우간다 등과의 무기 거래, 시리아 및 리비아의 군사기지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이란, 북한, 미얀마, 중국 등과의 군사협력은 더욱 긴밀해졌다. 러시아는 이란으로부터 전투용 드론, 미사일 공급 대가로 전투기와 대공미사일 지원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으로부터는 포탄과 로켓 구매, 그 대가로 정찰위성, 해군·공군 현대화 지원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미얀마 정권으로부터는 무기 부품을 구매했고 러시아는 외교적 지지와 대테러 훈련을 제공했다. 중국 역시 러시아와 상당한 수준의 군사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러시아와 대외적인 군사협력 추진은 일종의 반미, 반서방, 반제재 코드에 기반한 협력 네트워크다. 대내외적으로 기반이 취약한 국가들의 절박한 연대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기술 협력은 한반도를 비롯한 주요 분쟁 위험 지역의 확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런 반미 코드화 속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하면서 핵확산 규범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북한도 진영화에 편승한 핵보유국 기정사실화, 불가역성을 보여주는 행보에서 보다 과감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 북한은 2024년 정책 방향과 주요 과업을 논의하는 당중앙위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북한은 미 대선을 염두에 두고 반미 공세를 강화하면서 미국 차기 행정부에 ‘비핵화 불가, 불가역적 핵보유’를 강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핵·미사일 고도화 과시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북-러 모두 대미 견제 및 압박에서는 일정한 이해를 가지고 있어 3월 러시아 대선 이후 북-러 밀착을 강화하는 고위급 및 정상외교를 가동할 가능성도 있다. 또 북중 수교 75주년을 활용한 고위급 외교, 북중 교역 및 관광 유치를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3월 최고인민회의 제15기 대의원선거 통한 대규모 인사 및 중장기 국가비전의 발표, ‘당의 유일사상체계 10원칙’ 발표 및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 선포 50주년 계기로 김정은의 ‘새 시대 당건설 사상’의 전면화 등 김정은 우상화를 보다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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