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도장 찍힐 공천장’ 믿음인가/비례대표까지 비명계 몰아내기 합류
비례대표 의원들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비례대표로 연임하는 건 어렵다. 거듭 특혜를 받는다는 눈총도 따갑다. 정치 중단 아니면 지역구 출마를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의 시간이 예비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요즘이다. 여기서 일정한 방향성이 나타나고 있다. 비명계(비이재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로의 쏠림이다. 안 그래도 비명계는 부글거리고 있다. 정치 신인 등의 자객 공천이 시작됐다. 이제 비례대표까지 밀고 오는 셈이다.
비례대표 이동주 의원이 15일 인천 부평을 출마를 선언했다. 2022년 이재명 당대표 1급 포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출마의 변에서도 이 대표를 향한 충성심을 보였다. “이재명 대표를 지키고 총선 승리에 선봉장이 되겠다.” 부평을은 홍영표 의원이 내리 4선을 한 지역이다. 원내대표까지 역임했던 당내 중진 의원이다. 이 대표 체제 이후 비명계 의원으로 분류돼 왔다. 홍 의원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맘이 편하기야 하겠는가.
비례대표 양이원영 의원은 광명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재선 광명시장 출신의 양기대 의원 지역구인데 비명계다. 또 다른 친명계 비례대표 김병주 의원도 남양주을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김한정 의원이 현역인 곳이다. 비례대표 유정주 의원은 부천정에 갈 모양이다. 최근 출판기념회까지 열고 지역구 활동을 시작했다. 친명계를 주장하는 서영석 의원과 '친명' 선명성 경쟁까지 예상된다. 친명계 비례대표들의 파고들기다.
공천 앞에서는 부자(父子)도 없다. 이게 정치다. ‘중복 특혜’, ‘험지 출마’라는 지적이 있지만, 이게 비례대표들에게 들릴 리 없다. 중앙당에서는 계속 ‘이재명 공천’을 얘기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이 말하는 이른바 ‘이재명 도장 찍힐 공천장’이다. 정치는 현실이고 지금의 현실은 이재명의 공천 세상이다. 비명계에 대한 자객 공천 움직임도 그래서 시작됐다. 친명 원외 인사들의 ‘퇴진과 혁신’과 비명계 의원들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공개적으로 붙었다.
현근택 변호사가 윤영찬 의원(성남 중원)을, 진석범 당 대표 특보가 이원욱 의원(화성을)을 잡겠다고 나섰다. 많은 전문가들이 친명계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자리를 지키고, ‘이재명 도장 찍힌 공천장’이 발급되는 현 구도에서 어렵지 않게 전망되는 추론이다. 사실 ‘이재명 민주당’ 이전에도 수 없이 경험해온 정치 현상이다. 매번 합리적 기준, 탕평적 선택이 얘기되지만 공천 권력 앞에서는 한 방에 무너졌던 것이 우리 정치사다.
비명계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는 작금의 자객 공천과 비례대표 공세. 이 역시 ‘이재명 도장 찍힌 공천장’의 승리가 될 공산이 크다. 이재명 체제가 계속된다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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