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영화와 내 소설의 공통점은 진지함 속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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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옥자' '설국열차'와 제 소설엔 공통점이 있죠. 모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진지한 작품이지만, 유머가 넘친다는 겁니다."
그는 "영화화 외에도 제 소설의 딸깍거리는 무언가가 한국 독자를 흔든 것 같다"며 "내가 만든 미지의 세상이 탐험되지 않은 채 남은 탓에 후속작을 쓰게 됐다. 이미 소설의 캐릭터와 설정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이번 후속작은 9개월 만에 빠르게 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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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재미와 주제, 균형이 중요
봉감독 ‘미키17’ 환상적 영화될것”
장편소설 ‘미키7: 반물질의 블루스’(황금가지)를 지난달 국내 출간한 이탈리아 출신 소설가 에드워드 애슈턴(55)은 26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봉 감독이 자신의 전작 ‘미키7’을 원작으로 한 영화 ‘미키 17’(내년 3월 개봉)을 연출한 건 그 작품에서 재기발랄함을 발견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봉 감독과 영화화에 대해 2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눴다. 봉 감독은 작품에 담긴 자본주의에 대한 미묘한 비판뿐 아니라 예술 작품에서 유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번 작품은 새 행성에 정착한 뒤 평범하게 살아가던 미키가 폭탄을 구해오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고 다시 모험을 떠나는 과정을 그렸다. 새 행성을 개척하려는 인간과 토종 생명체 간의 갈등은 식민주의라는 주제를 파고든다. 또 복제인간인 주인공이 툭하면 “방금 (또 다른) 날 봤어”라고 말하는 등 독자의 웃음을 유발하는 블랙 유머가 가득하다. 척박한 얼음 행성에서 벌어지는 활극은 전편보다 발전해 액션 영화처럼 생생하다.
그는 “독자를 끌어당기기 위해선 매력적인 인물, 재밌는 대화가 필요하다”며 “유머 없이 무거운 주제만 담는다면 설탕 없는 식사처럼 재미없는 소설이 되고 만다”고 했다. 그는 “난 재미와 주제의 균형을 위해 가벼움과 무거움을 공존시키려 한다”며 “블랙 코미디와 SF를 엮은 작가로 유명한 미국 소설가 커트 보니것(1922∼2007)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내년 4월 인공지능(AI)을 다룬 스릴러 장편소설 ‘Mal Goes to War’를 출간할 계획이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 지구에서 AI가 사이보그의 몸에 갇힌 뒤 벌어지는 이야기”라며 “인공지능이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하는 현 상황이 불러올 결과에 대해 쓰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 ‘미키 17’은 재밌을까. 곤란할 수도 있는 질문에 그는 농담으로 답했다.
“유감스럽게도 환상적인 영화가 될 것이라는 말 외엔 할 수가 없습니다. 워너브러더스(제작사)가 제게 비공개 계약서에 서명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절 잘라 장기를 고양이 사료 공장에 팔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웃음)”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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