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기업 변신하는 멕시코軍…멕시코, 군기업에 '일감몰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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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 군 기업이 지속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공항과 항만, 철도 등 주요 인프라 시설 관리와 운영을 사실상 도맡고 있는 데 이어 항공사의 첫 운항도 시작했다.
더불어 지휘·명령 체계가 확실하다는 군 조직 특성 상 임기(6년) 내 주요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데다 군 통수권을 강력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군 기업 육성의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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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에서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 군 기업이 지속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공항과 항만, 철도 등 주요 인프라 시설 관리와 운영을 사실상 도맡고 있는 데 이어 항공사의 첫 운항도 시작했다.
지난 6월 13년 만에 다시 문을 연 '메히카나 데 아비아시온'(메히카나)은 26일(현지시간) 멕시코주 숨팡고에 있는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 공항(AIFA)에서 킨타나로오주 툴룸행 첫 비행을 시작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활주로를 이륙하는 항공기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보며 박수를 보냈다.
메히카나는 1921년 설립 이후 멕시코 주력 국적 항공사로 명성을 얻다 2010년 파산했다. 이후 정부의 개입 속에 직원 임금 미지급 문제와 브랜드 사용권 인수 매매 논란 등을 해결한 뒤 올해 운영을 재개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비센테 폭스 정부(2000∼2006년) 시절 민영화한 뒤 폭스 측근들의 부패로 무너진 메히카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며, 기존 어느 항공사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국민들에게 항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메히카나 운영 주체는 올메카-마야-메히카(Olmeca-Maya-Mexica)다. 현재 멕시코 영토를 기반으로 번성했던 고대 문명 이름을 딴 이 회사는 국방부 통제를 받는 군 기업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의지로 2022년 4월 설립한 이 회사는 현 정부 주요 인프라 및 관광 서비스 분야를 사실상 장악하며 1년여 만에 몸집을 불렸다.
AIFA를 비롯한 국제 공항 12개, 캉쿤(한국에는 칸쿤으로 알려짐) 인근 지역 호텔 6개(건설 중), 공원 3곳, 박물관 등도 올메카-마야-메히카에서 관할한다.
유명 휴양지를 도는 거대 사업인 '마야 열차'(Tren Maya·트렌 마야) 역시 이 업체 자산으로 들어가 있다.
수익은 대부분 멕시코 군대 시설 현대화와 군 장병 및 국가방위대원 복지를 위해 쓰이는 구조다.
좌파 성향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018년 취임 이후 군 조직에 각종 사업권을 몰아주고 있다. "그나마 믿을 만한 집단"이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는 과거 경찰·이민청을 비롯한 국가 주요 기관 일부 직원들이 범죄 조직과 결탁하면서 정부 조직을 크게 와해시켰다는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 주요 매체들의 분석이다.
더불어 지휘·명령 체계가 확실하다는 군 조직 특성 상 임기(6년) 내 주요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데다 군 통수권을 강력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군 기업 육성의 배경으로 꼽힌다.
일부 현지 매체는 국방부 장관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하며 정부의 지나친 '군 밀어주기와 감싸기'를 몇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멕시코 대통령은 대체로 대수롭지 않은 사안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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