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2024년 푸드 트렌드는?
2023. 12. 26. 23:58
‘채소 버거’ ‘글루텐 프리 누들’ 공통점은 ‘건강에 대한 의식’
라이프스타일 범주에서 결코 음식 분야를 빼놓을 수 없다. 그렇다면 2024년에는 어떤 식재료들이 트렌드로 자리할까? 홀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에서 2024년 식품 트렌드를 내놨다. 홀푸드 마켓의 트렌드 위원회가 제출한 식품 트렌드를 살펴보며, 우리네 라이프스타일에 반영될 만한 트렌드도 알아보자.
콩고기 대신 버섯 버거…설탕 대신 카카오 잼
첫 번째는 ‘식물성 채소(야채)’ 기반의 음식이다. 근 몇 년간 육류를 대신할 대체품이 많이 개발되었고, 실제로 그것을 활용한 음식들이 시판되기도 했다. 시쳇말로 ‘콩고기’라 불렸던 육류 대체품도 이런 일환의 제품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 채소와 야채를 통칭한 식물 기반의 음식들이 대두될 것이라고 한다. 홀푸드 마켓 보고서는 “우리는 복잡한 육류 대체품 대신 버섯, 호두, 콩류를 사용,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단백질 전달 제품에 집중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말인즉, 채식 버거에 식물로 만든 고기 패티 대체품을 사용하기보다는 채소 그 자체를 추가하는 걸 의미한다. 해외 프랜차이즈 버거 레스토랑에서 판매하고 있는 버섯 버거 같은 것들 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에 재료를 표기하는 성분 라벨이 단순화될 것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카카오’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초콜릿의 주원료로 잘 알려진 카카오는 수 세기 동안 많은 음식의 재료로 사용되어 왔다. 작금의 브랜드들은 카카오의 부산물이 아닌, 카카오 자체에 집중한다고 한다. 코스타리카 어스(Earth) 대학에서는 버려지는 카카오 펄프(카카오 빈을 싸고 있는 속질)를 사용해 젤리와 잼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도 검색된다. 카카오 열매 분말은 2023년에 처음 등장했는데, 이는 달콤하고 매력적인 맛을 낸다고 알려져 있다.
새로운 설탕 대체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 성분은 또 설탕 대신 조금 더 건강한 단맛을 개발하려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역시 소비자들의 건강 염려에서 발현된 예측이 아닐까 싶다. 단맛을 향유하되, 그나마 인간의 신체에 영향을 적게 주는 게 무엇일까라는 화두에서 사탕수수를 대체하는 원료를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새로운 설탕 대체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 성분은 또 설탕 대신 조금 더 건강한 단맛을 개발하려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역시 소비자들의 건강 염려에서 발현된 예측이 아닐까 싶다. 단맛을 향유하되, 그나마 인간의 신체에 영향을 적게 주는 게 무엇일까라는 화두에서 사탕수수를 대체하는 원료를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메밀’과 ‘생선 대체 식물’ 인기
세 번째 트렌드는 바로 메밀이다. 사실 우리에게 메밀은 냉면, 막국수 등을 통해 익숙한 재료다. 덮개 작물에 속하는 메밀은 토양 건강을 돕는 식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는 단백질, 탄수화물, 섬유질을 함유한 일종의 슈퍼푸드다. 더욱이 메밀에는 천연적으로 글루텐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물론 밀가루와 섞지 않은, 100% 순도의 메밀을 사용할 때 이야기다.
한국에는 평양냉면 마니아가 다수 존재한다. 나 역시도 그 부류에 속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냉면 역시 메밀과 다른 재료의 혼합비율로 만들어진다. 간혹 을지로의 고급 평양냉면 레스토랑에 가면 ‘순면’이라 표기된 냉면이 있다. 다른 첨가물 없이 메밀로만 면을 뽑았다는 말이다. 나도 이 식당의 순면을 좋아한다. 하지만 메밀만으로 국수를 만들어내면 툭툭 부러지는 듯한 질감이 생긴다. 아무튼 이 메밀이 건강한 재료로 인식되고, 2024년에 좀 더 많은 식품 분야에서 메밀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홀푸드 마켓 트렌드 보고서의 내용이다.
네 번째는 ‘생선 대체 식물’이다. 2023년 미국에서는 통조림 생선과 캐비어가 인기를 얻으면서, 고급 생선 트렌드가 부상했었다. 하지만 2024년에는 이 같은 생선 재료를 식물성 재료들이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최근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인해 해산물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었다. 바다의 오염 문제로 해산물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의식이 꽤나 확산된 시점에서 이 같은 대체 생선의 식감을 가진 식물의 부각은 꽤 의미 있어 보인다.
훈제 연어 대신 당근, 가리비 대신 비타민D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트럼펫 버섯, 스시 롤이나 포케 볼에 들어가는 생선 대신 곤약과 같은 것. 이런 사례들이 생선 자체를 대체하는 식물들로 꼽힌다. 생선을 대체하면서, 환상적 맛까지 내는 재료들에 주의를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훈제 연어 대신 당근, 가리비 대신 비타민D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트럼펫 버섯, 스시 롤이나 포케 볼에 들어가는 생선 대신 곤약과 같은 것. 이런 사례들이 생선 자체를 대체하는 식물들로 꼽힌다. 생선을 대체하면서, 환상적 맛까지 내는 재료들에 주의를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얼얼한 고추’와 ‘건강한 국수’ 인기
다섯 번째는 ‘고추’의 얼얼한 맛을 들 수 있다. 매운맛에 세계적 관심이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음식을 소재로 해외에서 제작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만 봐도 그렇다.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 역시 고추를 기반으로 열을 내는 매운맛을 선호한다. 그래서 고추를 사용한 음식들이나 향신료가 지속적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주스, 과자 등에도 매운맛이 계속 첨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중화풍의 마라가 끊임없이 소비되고 있다. 한국의 매운맛, 중국과 인도의 매운맛, 동남아시아의 매운맛, 유럽과 중남미의 매운맛 등. 전 세계는 다양한 매운맛에 열광하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얼얼한 맛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섯 번째 음식 트렌드는 ‘건강한 국수’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한국의 라면 수출이 1조 원대를 넘어섰다고 한다. 인스턴트 라면은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여전히 인기다. 하지만 역으로 이 인스턴트 라면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국수의 맛을 떨쳐버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탓에 브랜드들은 간편식의 대명사인 국수를 조금 더 고급화하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방부제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간편하고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식사로서의 국수’를 개발하는 데 많은 자본을 들이고 있다.
나 역시 밥보다는 국수를 더 선호한다. ‘면식수행자’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앞서 메밀 트렌드에서 언급했듯 대부분의 면은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고 글루텐이 필수적으로 포함된다. 더욱이 한국식 라면은 면을 튀기고, 스프에 조미료를 가미한다. 완전한 건강식이 결코 될 수 없는 게 라면을 비롯한 국수다. 세계적으로 나 같은 면 옹호론자들이 많다. 그래서 기대가 된다. 브랜드나 식당들은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국수를 끊임없이 개발할 테니 말이다.
가성비와 가심비의 동시 만족 ‘작은 사치’
일곱 번째는 ‘작은 사치’다. 사치는 일종의 스몰 럭셔리로 이해하면 된다. 음식이 계층화되고 계급화된 건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음식 문화는 계층화되고 계급화된, 사회적 잣대였다. 최근 간식 문화에서 이 ‘스몰 또는 리틀 럭셔리’가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비단 나뿐만이 아닐 거다. 카페나 베이커리에 들러, 무심코 집은 한 조각의 쿠키, 케이크, 빵의 가격을 보고 놀라는 순간들 말이다. 이렇게 비싸다고? 하지만 그 제품들은 마치 베스트셀러 서적마냥 불티나듯 팔려나간다. 그래서 작은 조각의 간식도 고급스러운 패키지로 치장되어 있고, 혹은 멋들어진 접시 위에 올려져 나온다.
지금까지 홀푸드 마켓이 내놓은 2024년 음식 트렌드 중 주요한 요소들을 꼽아보고, 그에 대한 논평을 가해봤다. 이 트렌드 예측 전체를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의식’이다. 여기에서 채식 선호와 지속가능성의 흐름이 전망된다. 내년의 푸드 트렌드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태동하고 있는 어떤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육류를 선호하지만 식물 기반의 음식들에 더 친숙해져야 한다는 의견은 우리 신체에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사탕수수 베이스의 설탕 대신 카카오 분말을 사용한 단맛 역시 내 건강을 위해 괜찮은 선택지다. 평양냉면을 애호하는 나로서는 메밀 기반의 음식이 맛나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 이 트렌드도 환영할 만하다.
육류를 선호하지만 식물 기반의 음식들에 더 친숙해져야 한다는 의견은 우리 신체에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사탕수수 베이스의 설탕 대신 카카오 분말을 사용한 단맛 역시 내 건강을 위해 괜찮은 선택지다. 평양냉면을 애호하는 나로서는 메밀 기반의 음식이 맛나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 이 트렌드도 환영할 만하다.
구운 연어에 곁들여진 당근, 트럼펫 버섯과 어우러진 생선 구이 등과 같은 혼합은 관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 매운맛 트렌드는 충분히 그럴싸하고, 새로워지는 국수 트렌드도 마찬가지로 수용 가능성이 있다. 스몰 럭셔리 역시 지속적으로 펼쳐질 트렌드 중 하나라 생각한다. 라면을 먹고 그보다 더 비싼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 이건 가성비와 가심비를 동시에 따지는 현대 소비자들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글 이주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Whole Foods Market Newsroom]
[글 이주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Whole Foods Market Newsroom]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MBN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한동훈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내년총선엔 ″불출마″
- 금리인하 기대감에 '빚투' 17조 넘어…코인까지 번졌다
- 세븐틴, 팬들에 깜짝 선물…‘경음악의 신’ 음원 정식 발표
- 윤 대통령 ″저출산, 다른 차원 고민해야″…대규모 기금 검토
- 인덕션에서 나오는 전자파, 고성능 PC 대비 20배…사용 거리 지켜야
- ″오늘은 딸 생일이자 남편 기일″…소방서에 온 편지와 200만 원
- 서울 시내 산부인과 화재…산모·신생아 40명 긴급대피
- 이준석, 내일 오후3시 갈빗집서 '탈당회견'
- 새해 가장 빠른 '자정의 태양' 떠오른다…타종 주인공은?
- 여야 민생법안 '2+2 협의체' 제자리걸음…회의 25분만에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