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동 “수사권 남용한 보복적 언론탄압” vs 檢 “김만배 수차례 통화한 뒤 취재 지시”
이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윤 대통령 주문에 따른 하명 수사를 하느라 억지 칼춤을 춘다"고 반발했다.
26일 뉴시스에 따르면, 검찰은 이 대표가 윤 대통령 검사 시절 대장동 대출 관련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을 보도하기 전 김씨와 통화하는 등 접촉했다고 의심한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이날 오전부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서초구 소재 이 대표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피의자로 입건됐다.
검찰은 서울 마포구 소재 뉴스버스 사무실에서 이 대표의 업무용 PC도 확보했다. 검찰은 당초 뉴스버스 사무실을 포함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서, 이 대표가 "김만배와 1992년부터 2000년 사이 한국일보에서 함께 근무한 이래 약 30년 이상 서로 알고 지내온 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김만배와 수일에 걸쳐 수차례 통화한 직후, (당시 뉴스버스 기자) A씨에게 경향신문의 <비리로 얼룩진 '대장동 개발사업' 검 관련자 9명 기소>라는 기사를 전달하면서 '2011년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 취재해 보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적시했다.
이어 "A씨는 이 같은 지시에 따라 이 대표와 소통하며, 김만배, 남욱 등 민간업자들은 이재명, 정진상, 유동규 등 공직자들과 유착관계를 형성한 다음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비밀을 이용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막대한 수익을 취한 것임에도 '이들이 얻은 막대한 수익이 모두 이강길(대장동 초기 사업자)이 조우형을 통해 받은 부산저축은행 자금을 종잣돈으로 한 수익이다'라고 보도했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2021년 10월7일 <[분석과 해설]주임검사 윤석열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대장동 SPC 빠져>라는 제목으로 '조우형이 이강길로부터 10억3000만원의 알선료를 받았음에도 대검 중수부가 대출 건 수사를 하지 않았는데, 당시 주임검사는 윤석열 후보다'라는 취지의 기사를 A씨 명의로 보도하기도 했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A씨와 공모해 이씨가 '대검 중수부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 과정에서 대장동 대출 관련 비리 혐의를 수사하고 은폐했다'는 취지의 허위 의혹 보도를 했다고 보고 있다.
뉴스버스 전직 기자인 A씨는 지난 2021년 10월21일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과정에서 조씨의 대장동 불법 대출 연루 정황을 포착하고도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대검 중수2과장이었다.
특히 A씨는 대장동 초기 사업자 이강길씨가 조씨에게 10억3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했음에도 수사가 무마됐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해당 기사를 보도한 A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10월26일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9월부터, 20대 대선을 앞두고 선거 개입을 목적으로 당시 유력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 대한 허위 보도들이 나왔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앞서 뉴스타파, JTBC, 리포액트, 경향신문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바 있다.
검찰이 윤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으로 언론사 대표를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대표는 오후에 뉴스버스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의 주거지와 사무실 업무용 PC에 대한 압수수색은 검찰 수사권을 남용한 보복적 언론탄압"이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김씨와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뒤 김씨의 부탁을 받고 취재 지시를 한 것처럼 범죄사실을 허위로 적시했다"며 "대장동 사건 초기 윤곽을 파악하기 위해 김씨와 두세 차례 통화한 사실은 있으나,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해 부산저축은행이나 윤 대통령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수사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뉴스버스가 보도한 '고발사주' 사건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고발사주 보도, 윤석열 사단 검사에 대한 비위 및 비리 보도 등을 눈엣가시처럼 여긴 검찰 정권의 보복 차원 외에는 달리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부실수사 의혹 기사가 대장동 개발 비리 이슈가 불거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김만배가 작동시킨 허위 프레임에서 나왔다는 막연한 망상에 가까운 추측이 수사의 근거"라며 "검찰은 김씨와 공모한 것처럼 몰아가고 있지만, 김씨, 조씨, 이씨에 대한 취재는 당연한 것이었고,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 제기도 언론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문제제기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뉴스버스는 기사 근거로 대장동 사업자들의 경찰 진술과 이씨 인터뷰를 제시했는데, 검찰은 과거 진술 기록이 있다는 내용은 움직일 수 없으니 이씨 인터뷰가 '허위로 왜곡됐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영화 '서울의봄'의 하나회를 연상시키는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윤 대통령 주문에 따른 하명 수사를 하느라 억지 칼춤을 추는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조만간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보도 경위 및 김씨와의 공모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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