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정조준한 한동훈, 연설에 X세대 ‘서태지’ 숨겨뒀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973년에 태어나 90학번을 단 X세대다. 여권에선 그간 ‘운동권 정치 세력’ 대 ‘X세대’ 구도로 전환해달라며 한 위원장의 정치 등판을 요구해왔다.
한 위원장은 26일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 마지막에서 의미심장한 대목으로 이 같은 요구에 화답했다.
“여러분, 동료시민과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빛나는 승리를 가져다줄 사람과 때를 기다리고 계십니까? 우리 모두가 바로 그 사람들이고,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한 위원장 측근에 따르면, 이 구절은 X세대 대표자 서태지와 아이들의 곡 ‘환상속의 그대’ 가사를 각색한 것이다. “바로 지금이 그대에게 유일한 순간이며 바로 여기가 단지 그대에게 유일한 장소”라는 구절이다. 1992년 데뷔한 서태지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을 노래로 드러내면서 구세대와 갈등하는 신세대의 상징이었다. 그해 한 위원장은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그는 대학 시절 즐겨 듣던 서태지 음악에서 영감을 얻어 이날 취임의 변에 활용했다고 한다. 이번 총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심판과, 86 운동권 청산을 전면에 내걸겠는 걸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중대 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게 지상 목표인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간 386이 486, 586, 686 되도록 썼던 영수증을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우리는, 상식적인 많은 국민들을 대신해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그 뒤에 숨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운동권 특권세력과 싸울 겁니다”라고도 했다.
한 위원장은 취임 입장발표 직후 김형동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김 의원은 경북 안동·예천 초선이다. 1975년생으로 1973년생인 한 위원장보다 두 살 어리다. 한편 윤재옥 원내대표 등 당연직 비대위원 3명을 포함해 최대 15명의 비대위원을 임명하고 나면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출범한다. 당내에선 1970년대생 이하 젊은 피로 비대위를 꾸려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한 위원장은 늦어도 오는 29일까지 비대위원 임명 절차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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