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눈] 새해에는 살림살이 좀 나아지길
내년 전망도 녹록지 않은 상황
극적인 경제회복을 이끌어낼
새 경제정책 사령탑 묘책 절실
며칠 뒤면 험난하고 길었던 올해의 마지막 해가 저문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아침 일찍 새해의 출발을 알리는 첫 해가 돋는다. 같은 태양이지만 우리는 새해 처음 솟아오르는 해에 희망을 품는다. 새해에는 더 나아지기를.
실제로 한국의 내년 경제에 대한 안팎의 전망은 썩 밝지는 않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1.4%, 내년 2.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졌으니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더 큰 폭의 성장을 해야 예전 성장 경로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는 얘기다. 최근 LG경영연구원은 올해 1.3%, 내년 1.8% 성장률을 전망했다. 올해 성적도 한은의 예상보다 나쁘고, 내년은 더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특히 2년 연속 1%대 저성장을 예상할 정도로 한국 경제를 어둡게 봤다.
내년 경제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 후보자도 부총리가 된다면 무슨 대책이든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를 급반등시킬 ‘묘책’이 있을까. 그는 ‘역동적인 경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무리 경제회복이 시급하다고 해도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 부양은 검토 대상도 아닌 듯하다. 윤석열정부가 ‘건전 재정’에 목을 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역대급 세수 펑크를 기록했지만 세원을 발굴한다든지 세금 부과 대상을 확대한다든지 하는 세입 확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현행 한 종목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올리기로 하는 등 감세에 적극적인 정부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이라 증세를 얘기하기는 어렵겠지만, 세수가 줄어드는 것보다 정부가 쓰는 돈이 더 줄어 재정건전성이 나아지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이게 정부가 바라는 건전 재정일까. 기재부가 내년 초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경방)’에 최 후보자의 ‘묘수’가 담길까.
삼국지에는 세 개의 비단 주머니 얘기가 나온다. 제갈공명이 유비에게 위기가 닥칠 것을 예견하고 유비와 함께 떠나는 조자룡에게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꺼내보라며 세 개의 비단 주머니를 줬다. 그렇게 해서 유비는 무사히 난관을 극복했다. 최 후보자에게도 세 개의 비단 주머니가 건네졌을까. 그런데 그 정도의 책사가 그의 주변에 있는지 모르겠다. 있었다면 그가 대통령실 경제수석일 때 이미 건네지 않았을까.
그래도 새해에는 더 좋은 일만 가득하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어 본다. 예전에 한 정치인이 자주 했던 말이 있다. “국민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올해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그리 나아진 것 같지 않다. 하지만 갑진년(甲辰年)인 내년에는 푸른 용이 승천하는 것처럼 극적인 경제회복을 꿈꿔 본다. 그래서 제발 ‘살림살이 좀 나아졌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렸으면 좋겠다.
우상규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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