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화마에 딸 살리고 숨진 아빠…"책임감 있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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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9시 서울 동대문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
성탄절(크리스마스) 새벽 화마가 덮친 집에서 딸들을 살리고 유명을 달리한 박모(33)씨의 빈소 앞에 검은 옷을 입은 조문객 20여명이 긴 줄을 만들었다.
이날 뉴시스가 찾은 서울 동대문구의 한 병원에 마련된 박씨의 빈소에는 황망한 표정을 한 조문객들의 행렬이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고인이 다녔던 교회 장로라고 본인을 소개한 김모(53)씨는 "여기 있는 사진을 못 보겠다"며 빈소 앞 고인의 사진을 애써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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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묵하고 다른 청년 잘 챙겨주던 형"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26일 오후 9시 서울 동대문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 성탄절(크리스마스) 새벽 화마가 덮친 집에서 딸들을 살리고 유명을 달리한 박모(33)씨의 빈소 앞에 검은 옷을 입은 조문객 20여명이 긴 줄을 만들었다.
고인과 같은 교회 신도라는 이들은 사망 소식이 믿기지 않는지 옆 사람의 팔을 꼭 붙들거나 미간을 찌푸리며 고인이 환하게 웃는 영정 사진 옆을 지나 차례로 빈소로 들어갔다.
이날 뉴시스가 찾은 서울 동대문구의 한 병원에 마련된 박씨의 빈소에는 황망한 표정을 한 조문객들의 행렬이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유족들은 슬픔에 잠긴 듯 두 입술을 꼭 붙인 채 조문객들을 맞았다.
전날(25일) 오전 4시57분께 도봉구 방학동의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나 4층에 살던 박모(33)씨와 10층 주민 임모(38)씨 등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 27명이 경상을 입었다. 아울러 주민 200여명이 대피했다.
고인이 다녔던 교회 장로라고 본인을 소개한 김모(53)씨는 "여기 있는 사진을 못 보겠다"며 빈소 앞 고인의 사진을 애써 외면했다. 8년째 고인과 알고 지냈다는 그는 "과묵하고 다른 청년들을 잘 챙겨주던 (청년들의) 형이었다. 늘 모두에게 모범이 되는 신앙인이었다"고 그를 회상했다.
또 다른 교인 A씨도 그를 과묵하고 든든한 형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고등학생 때 처음 봤었다. 본인이 맡은 일에 충실하고 책임감 있게 잘했던 분이었다. 늘 있는 듯 없는 듯 묵묵히 뒤에서 잘 챙겨주던 형이었다"고 그를 기억했다.
약사로 알려진 고인은 전날 불이 난 301호 바로 위층인 4층에서 부인 정모(34)씨와 두 살배기, 7개월짜리 딸을 대피시키다 변을 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먼저 2살 첫째 딸을 1층의 경비원들이 깐 재활용 포대 위에 던져 대피시킨 뒤 생후 7개월 된 딸을 이불로 감싸고 품에 안은 뒤 뛰어내렸다. 이후 부인 정모(34)씨가 뛰어내려 대피했다.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크게 다친 박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정씨는 어깨를 다치는 등 중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들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현재 안정을 되찾았다고 한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박씨에 대해 '추락에 의한 여러 둔력 손상'이라는 부검 1차 소견(추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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