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6세 소년 ‘나홀로 비행기에’

노정연 기자 2023. 12. 2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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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함께 보내려 할머니 집 가려다
항공사 실수로 엉뚱한 비행편 탑승
자동차로 260㎞ 달려 손자 데려와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연휴를 할머니 집에서 보내기 위해 비행기에 오른 6세 소년이 엉뚱한 곳에 도착한 현실판 ‘나홀로 집에’ 사건이 벌어졌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동반자 없이 필라델피아에서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까지 가려던 어린이가 올랜도행 비행기에 잘못 탑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여섯 살인 이 소년은 지난 21일 할머니 마리아 라모스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포트마이어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소년과 동행하지 못한 어머니가 필요한 서류와 함께 아이를 비행기 승무원에게 인계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아이가 엉뚱한 항공편에 탑승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기다리고 있던 할머니 라모스에게 도착한 건 손자의 가방뿐이었다. 라모스는 “승무원을 붙잡고 ‘당신이 손자를 인계받은 것이 아니냐’ 물었지만 ‘아이를 데리고 탄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라모스는 몇시간 뒤 올랜도에 있다는 손자의 연락을 받고 자동차로 달려가 손자를 데려올 수 있었다. 포트마이어스와 올랜도는 260㎞가량 떨어져 있다.

아이를 잘못 태운 항공사는 저가항공인 스피릿 에어라인으로, 항공사 측은 아이와 가족들에게 사과했지만 사건 경위를 설명해달라는 가족들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스피릿 에어라인 측은 “아이는 항상 우리 직원의 보살핌과 감독하에 있었다”며 “오류를 발견하자마자 즉시 가족과 연락해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미국에서 항공기 탑승 오류는 민감한 사안이다. 흔하게 일어나지 않지만 한 번 발생하면 안전과 보안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며 소송이나 규제 조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2016년 미국의 저가항공사 제트블루 항공은 뉴욕 JFK 공항에서 5세 아들을 기다리던 어머니에게 엉뚱한 소년을 인계해 소송에 휘말렸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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