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유보금, 경쟁력 강화에 사용”
팬오션과 합병설에도 “고려 안 해”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이 26일 HMM의 10조원대 유보금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우선으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당을 통해 HMM 유보금을 이번 인수자금(6조4000억원)에 보탤 것이라는 등 세간의 의혹이 끊이지 않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하림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HMM이 보유한 현금자산은 현재 진행형인 해운 불황에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게 그룹의 확고한 생각”이라며 “MSC, 머스크 등 글로벌 해운사들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해운 불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HMM 노조를 중심으로 하림이 막대한 차입금을 들여 HMM을 인수할 경우 10조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에 손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자신보다 더 큰 HMM을 인수하겠다는 하림의 시도를 놓고 여러 비판과 걱정이 앞서는 게 현실이다.
일단 하림그룹의 자산 규모가 약 17조원으로 26조원 수준인 HMM보다 적고, 알려진 인수 희망가도 6조4000억원에 달해 ‘승자의 저주’ 우려가 뒤따른다.
하림그룹은 “불황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HMM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배당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과거 팬오션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인수·합병(M&A) 이후 5년 동안 배당을 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고 밝혔다.
팬오션과 HMM의 합병을 둘러싼 추측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림은 “팬오션과 HMM의 합병이나 사업구조의 인위적인 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본계약이 체결되기도 전에 일부에서 합병이나 구조조정과 같은 섣부른 추측을 하고 있으나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하림이 숙원사업인 도시첨단물류단지를 추진하는 서울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개발 이익을 HMM 인수자금 조달에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림은 2016년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를 4525억원에 매입하고 물류·주거·문화 등 복합시설이 들어서는 물류단지 설립을 추진해왔다. 총 사업비만 6조8000억원에 이른다.
하림 관계자는 “양재동 물류단지와 HMM 인수는 별개의 사업”이라며 물류단지를 활용한 인수자금 확보에는 선을 그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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