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3단계 휴전안’에 네타냐후 “끝은 멀었다”
“공격 중단 않으면 협상 없어”
양측 모두 냉랭…휴전 요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단계적 휴전안’을 제안했지만 양측 모두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N에 따르면, 이집트는 전날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3단계로 구성된 단계적 휴전안을 제안했다. 중재안에 따르면 1단계에서는 1~2주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이스라엘 인질 4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20명을 교환한다. 2~3단계에서는 이집트와 카타르의 중재하에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하마스와 파타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정파들이 참여해 기술관료들로 이뤄진 과도정부를 구성한다. 과도정부는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면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통치한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추가적인 대규모 맞교환도 진행한다.
하마스 측은 이집트의 이 같은 중재안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 안보 소식통들은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가 인질 추가 석방 가능성 외에는 어떠한 양보도 거부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하마스 대원이 추적·처벌당하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설득했으나 통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협상을 위해 이집트 카이로에 머무는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 대표단은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협상도 있을 수 없다”는 종전 입장을 반복했다. 이슬라믹 지하드 고위급 인사 아부 샤힌은 “이집트 형제들은 토론을 위한 일반 원칙과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지도부 차원에서 이를 논의하고 다른 팔레스타인 세력들과 협의해 통일된 입장을 낼 것”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도 이날 알자지라에 보낸 서한에서 “이스라엘 점령군의 조건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한은 신와르가 개전 후 처음으로 낸 공개 메시지로, 이집트의 제안을 수용할 뜻이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측 반응도 부정적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가자지구의 군인들을 방문해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휴전을 말하는 이는 없다. 이 전쟁은 우리가 끝낼 때까지 간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돌아온 후 의회에서는 “앞으로 전투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긴 전투가 될 것이다. 끝나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하마스 파괴’가 이번 전쟁의 목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후 가자지구의 비무장화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안보 통제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스라엘 재무부는 이날 전쟁이 최소 내년 2월까지는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500억셰켈(약 18조원) 상당의 초과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의회에 보고했다.
인질 가족들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 연설 도중 “지금, 지금, 지금”을 외치며 인질을 당장 데려오라고 요구했다. 전날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 인질 5명이 추가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는 론 더머 전략담당장관이 26일 미국을 방문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을 만나 가자지구 전쟁 규모 축소 및 저강도로의 작전 전환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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