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비·의료…주민 어려움 푼 ‘꾀주머니’

강현석·백승목·박준철·김보미·김현수 기자 2023. 12. 2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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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을 빛낸 ‘지자체 스타정책’ 꼽아보니

1995년 6월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본격 시작된 한국의 지방자치는 여러 논란에도 ‘지역주민을 위한 정책’이 도입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역 17곳과 기초 229곳 등 246곳의 지방자치단체가 시작한 정책 중에는 중앙정부 정책으로 확대된 사례도 적지 않다.

전국 지자체들은 올해에도 눈에 띄는 각종 정책을 내놨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설문조사와 전문가 심사, 중앙정부 평가 등을 통해 광역자치단체들이 선정해 발표한 ‘2023년 지자체 스타 정책’을 모았다. 시민 눈높이에 맞춘 사업들이 대부분 1위로 꼽혔다.

서울시 ‘지하철 15분 재승차’
실수로 역 나갔다 다시 타도
환승 1회 적용…76억 경감

■ 578만명 요금 절감

올해 서울 시민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받은 서울시 정책은 ‘지하철 15분 내 재승차’가 뽑혔다. 온라인으로 총 6517명이 참여한 시민 투표에서 12.5% 지지를 받은 정책이다.

서울 지하철에서 실수로 목적지가 아닌 역에 내렸거나 화장실 이용 등으로 하차해 개찰구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승차하면 이를 환승 처리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같은 상황이 하차 후 재승차로 인식돼 기본 운임이 추가로 부과됐다. 이에 같은 역에서 15분 내 다시 타면 환승 1회를 적용하도록 요금 체계를 바꿔 이중 부과를 막은 것이다.

지난 7월 도입된 후 지난달까지 총 578만명이 15분 내 재승차로 기본 운임을 아꼈다. 경감된 시민 비용 부담 규모는 76억2000만원에 달한다.

인천시 ‘주민 통행 무료화’
영종·인천대교 통행료 없애
현행 비용은 시가 전액 지원

■ 영종·인천대교 통행료 무료

인천에서 가장 공감을 얻은 정책은 민자로 건설된 인천공항 고속도로(영종대교)와 인천대교의 지역주민 통행료 전면 무료화였다. 인천시가 시민 1만79명을 조사한 결과 ‘영종대교·인천대교 통행료 무료화’(19.1%)가 가장 공감하는 정책 1위를 기록했다.

영종대교는 서울~인천공항을 연결하는데 통행료가 서울 방향 6600원(승용차·편도 기준), 인천 방향 3200원이었다. 송도와 인천공항을 잇는 인천대교는 5500원이다. 그러나 지난 10월부터 중구 영종·용유도와 옹진군 북도면 주민들은 두 대교 통행료가 전면 무료화됐다.

지역주민에 대한 무료화와 함께 영종대교 통행료도 서울 방향은 3200원으로, 인천 방향은 1900원으로 대폭 인하됐다. 인천대교도 2025년 말까지 통행료를 2000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인하된 영종대교 통행료와 인천대교 현행 통행료는 인천시가 전액 지원하고 있다.

■ 선별주의 없앤 ‘누구나 돌봄’

지난 4월 시작한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330여명 시민과 전문가 평가단의 심사 결과 ‘2023년 광주를 빛낸 스타 정책 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시민 누구나 질병·사고·노쇠·장애 등으로 돌봄이 필요할 때 소득·재산·연령·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비용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 소득자의 경우 연간 150만원 한도 내에서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정책은 선별주의였던 복지정책을 누구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보편주의로 전환했고 ‘본인 신청주의’도 과감히 없앴다. 지난 7일 ‘제6회 광저우 국제도시혁신상’ 최고상을 받았다.

울산시 ‘지역응급센터 추가’
응급환자 골든타임 내 진료
두 군데서 더 가능해져 ‘1위’

■ 중증환자 골든타임 내 진료

울산 시민들은 올해 ‘시정베스트5’ 설문조사에서 ‘지역응급센터 2곳 추가 지정’을 1위로 꼽았다. 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8일까지 시민 846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정책은 울산에 있는 각급 병원 중 기존 동강병원 이외 울산병원과 중앙병원에서도 ‘심·뇌 질환 및 중증 응급환자 골든타임 내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지역응급센터를 추가 지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울산 서남권과 동북권 주민들이 양질의 응급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 농민 직불금 감액 사전 예방

전국 220만명 농민들에게 지급되는 기본형 공익직불금 지급액은 올해 기준 2조3696억원에 이른다. 공익직불금은 농업을 통해 환경보전, 농촌유지 등 공익기능을 증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만큼 농민들은 17개 항목을 준수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지급액의 5~10%가 감액된다.

하지만 농민들에게는 감액 사유가 잘 전달되지 않아 영문도 모른 채 직불금이 깎이는 경우가 있었다. 전남도는 이를 막기 위해 ‘공익직불금 업무협의체’를 구성해 사전점검으로 감액이 우려되는 상황을 안내했다.

덕분에 전남에서는 지난 2년간 79억원 감액을 막았다. 해당 정책은 전국으로 확산해 ‘2023년 행정안전부 주관 적극행정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도청 직원과 외부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2023년 도정을 빛낸 10대 시책’ 1위로도 선정됐다.

경북도 ‘K-U시티 프로젝트’
청년 인구 지방 정착 유인책
교육부터 결혼까지 통합지원

■ 지역소멸 극복 위한 지역 협업

경북도는 인구감소 대응을 위해 대학·기업·지방정부가 협력하고 교육·취업·주거·결혼 통합지원을 통해 청년이 지방에 정착하게 만드는 ‘K-U시티 프로젝트’를 올해 최우수 정책으로 꼽았다.

경북지역 22개 시군, 30여개 대학, 80여개 기업들과 협력해 1개 시군에 1대학·1특성화를 통해 지역 특화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학·전문대·고교가 특화산업 인력을 양성하면 경북도 등은 캠퍼스형 주거단지 조성 등으로 청년들이 지방에 머물 수 있도록 한다.

이 프로젝트는 행안부가 주관한 ‘2023년 지방자치단체 인구감소 대응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지역소멸 극복을 위한 지방정부 정책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경북도는 설명했다.

강현석·백승목·박준철·김보미·김현수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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