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비권 송영길 “이제 소환 불응”
“검, 김건희 조사 손도 못 대
정치보복 수사에 맞서겠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구속된 뒤 처음으로 26일 검찰에 출석했다.
송 전 대표는 자필 입장문을 통해 “증거가 차고 넘치는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범죄 혐의에 대해 소환조사는커녕 서면조사도 못하는 비겁한 검찰이 2년 전 전당대회 사건을 갖고 100번 넘는 압수수색과 별건수사를 하는 것은 공정을 잃은 처사”라며 진술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에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검찰은 구속 이틀 뒤인 지난 20일부터 송 전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송 전 대표는 변호인 접견과 건강상 문제 등을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자필 입장문에서 “오늘(26일) 오후 검찰에 출두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피의자를 소환 압박하는 것은 헌법상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검찰권 남용임을 밝히고자 한다”면서 “검찰에 출두해 진술거부권 행사와 함께 앞으로 기소될 때까지 더 이상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일부 정치화된 검찰이 검사의 객관의무를 져버리고 피의자의 억울한 점을 들어줄 자세가 전혀 없다”면서 “검찰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진술이 나올 때까지 반복해 조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의 사유화된 검찰의 정치 보복수사에 맞서 흔들리지 않고 싸워나가겠다”며 “저는 법정에서 진술할 것이다. 검찰의 강압에 의해 작성된 진술조서 등을 부동의하고 증거조사를 통해 (법정에서) 하나하나 사실을 밝혀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를 상대로 돈봉투가 뿌려진 경위를 조사한 뒤 조만간 돈봉투 수수 의원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지난 21일 “돈봉투 수수 의원 가운데 일부 의원들을 상대로 출석 조사를 위한 소환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며 “일부 의원들은 (조사 일정이) 협의됐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를 앞둔 2021년 4월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뿌릴 돈봉투 20개 총 6000만원을 윤관석 의원에게 제공한 혐의(정당법 위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을 받는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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