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운동권과 싸울것, 서울서 싸울것”… 처칠 명연설 꺼냈다
“우리는 호남에서, 영남에서, 충청에서, 강원에서, 제주에서, 경기에서, 서울에서 싸울 겁니다. 그리고, 용기와 헌신으로 반드시 이길겁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비대위원장 수락연설에서 “우리는, 상식적인 많은 국민들을 대신해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그 뒤에 숨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운동권 특권세력과 싸울 겁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는 2차세계대전 당시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의 유명 연설 ‘우리는 해변에서 싸울 것입니다(We shall fight on the beaches)’의 일부 구절을 차용한 것이다. 연합군이 위기에 몰렸을 때 처칠이 국민들 앞에서 의지를 다졌듯, 한 위원장이 처칠의 말을 빌려 총선 승리 결의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 된다.
1940년 5월 26일 전시 내각 수상이었던 처칠은 ‘다이나모 작전’ 실행명령을 내린다. 독일 나치군이 파죽지세로 밀려들면서 프랑스 북부 작은 항구인 덩케르크에 있던 연합군은 전멸될 위기에 놓였을 때였다. 처칠은 항복도 궤멸도 택하지 않고 바닷길을 열어 고립된 병력 40만명을 구출하기로 했다.
영국 해군을 비롯해 어선, 유람선, 화물선, 구명정 등 민간선박들이 징발됐다. 9일간의 구출작전에서 860척의 선박이 동원됐고 약 33만8000여명의 병력을 지켜냈다. 덩케르크 철수작전 직후인 6월 4일 처칠은 하원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영국은 약해지거나 실패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겁니다. 우리는 해변에서 싸울 겁니다. 우리는 상륙지점에서 싸울 겁니다. 우리는 들판과 거리에서 싸울 것이고, 우리는 언덕에서 싸울 겁니다. 우리는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겁니다.”
이 작전은 연합군의 반격의 계기가 됐다. 이른바 ‘덩케르크 정신’은 영국 국난 극복의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한 위원장은 “공포는 반응이고 용기는 결심입니다(Fear is a reaction. Courage is a decision)”라고도 했다. 이 역시 처칠의 입에서 나옴으로써 유명해진 표현이다.
한 위원장은 “지금의 이재명 민주당의 폭주와 전제를 막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상식적인 사람들이 맞이한 어려운 현실은, 우리 모두 공포를 느낄만 합니다”라며 “그러니, 우리가 용기내기로 결심해야 합니다. 저는 용기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용기내기로 결심했다면 헌신해야 합니다. 용기와 헌신, 대한민국의 영웅들이 어려움을 이겨낸 무기였습니다. 우리가 그 무기를 다시 듭시다”라고 했다.
한 위원장이 이 구절을 인용한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6월 6·25 전쟁 순직 교도관 추모 공간 충혼탑 제막식에서도 “(순직한 교도관들은) 공포에 반응하지 않고 용기 내기로 결심했다”며 “그리고 그때 그 결심으로 167분의 교정 공직자들은 불멸이 됐다”고 말했다.
처칠은 윤석열 대통령이 존경하는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종종 처칠을 언급해왔다. 후보 시절엔 “처칠처럼 국민만 보고 정치할 생각”이리고 했고, 지난 3월에는 국무회의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강조하며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첫 시정연설에선 “각자 지향하는 가치는 다르지만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았던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온라인으로 전국위원회를 열고 한 위원장 임명안을 통과시켰다. 전국위원 재적 824명 중 650명이 참여했고, 찬성 627명, 반대 23명이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수락연설에서 “내년 총선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례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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