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경 매파’ 불러드 전 연은총재 “내년 경기침체없이 소프트랜딩 가능...3~4% 금리시대가 뉴 레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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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준) 총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매일경제와의 신년인터뷰에서 "2024년 미국 경제는 경기침체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면서 소프트랜딩(연착륙)할 수 있다"며 "앞으로 미 기준금리는 3~4% 수준을 유지하는 '뉴 레짐(New regime, 새로운 체제)'에 접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15년 역임하는 동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1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여해 미국 금리정책에 깊이 관여한 경제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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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주도 짐 불러드 인터뷰
2024년 금리인하 무게두지만
금리인하 ‘피벗’시점은 불확실
제로 정책금리로는 회귀안될것
“물가 재반등 확률 30%이지만
글로벌시장 혼란도 대비해야”
연준에서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주도했던 대표적인 ‘매파(강경파)’인 불러드 전 총재는 내년에 미국이 금리인하 사이클로 전환한다고 진단하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미국 연준이 이전에 생각했던 예상치보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했기 때문에 금리인하 결정은 적절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확률은 30%,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할 확률은 70%라고 본다”면서 물가가 반등할 경우 초래할 혼란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15년 역임하는 동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1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여해 미국 금리정책에 깊이 관여한 경제전문가이다. 2015년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경제학자 7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올해 8월 퍼듀대 미첼대니얼스주니어경영대학원 학장으로 옮겼다. 다음은 일문일답.
- 내년에 미국 금리인하 사이클로 피벗(Pivot, 정책 기조 전환)할까
▶ FOMC 결과를 해석하면 내년 금리전망치를 하향조정해서 3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이는 2024년말까지를 가정한 것이다. 미국 연준이 이전에 생각했던 예상치보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했기 때문에 금리인하 결정은 적절하다고 본다. 연준 정책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내년에 물가 목표치 2%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하락은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 하락추세인 인플레이션이 재상승할 가능성은
▶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확률은 30%,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할 확률은 70%라고 본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물가가 반등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1970년대 연준은 물가를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한 적이 있다. 미국 경제가 2023년 하반기 가속화하고 있고 2024년에도 좋은 위치에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 재반등은 위험요소일 수 있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을 추적하는 애틀란타 연은 ‘GDP 나우’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강력한 일자리와 소매판매 호조에 힘입어 2%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실물경제 신호가 현재 인상적이라고 생각한다.
- 시장은 내년 3월 연준 조기 금리인하를 전망하는데
▶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하 가능성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 것은 시장에 희소식이다. 증시는 앞으로 12개월이나 18개월 동안 발생하는 상황을 예측하려고 노력한다. FOMC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말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FOMC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하는 지를 지켜보면 된다. 현재 물가는 하락추세에 있다. 하지만 FOMC는 실제로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하는 증거를 보고 싶어할 것이다. 이에 따라 2024년까지 여러 (금리인하 가능) 날짜를 염두해 두고 확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현재로서는 FOMC가 언제 금리를 인하할 지는 불확실하고 만일의 물가 상승가능성에는 아무도 준비를 하지 않는 것 같다. 만일 물가가 재반등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 연준이 제로금리까지 인하할까
▶ 미국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제로(0%금리)까지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높은 명목금리라는 ‘뉴 레짐(New regime, 새로운 체제)’에 접어들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0년대 초반에는 정책금리가 높은 수준이었고 인플레이션은 거의 대부분 2%에 머물렀는데, 그 때 시기로 돌아간 것 같다. 따라서 명목금리는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2009년~2019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 정상적인 명목금리 수준으로 돌아온다고 본다.
- 미국의 정상적인 금리 수준은 어디인가
▶ 미국 장기 국채 수익률은 4~5% 사이, 단기 정책금리는 그 보다 낮아서 4%이거나 그 보다 낮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 채권에 비해 장기 채권 수익률이 높아서) 수익률 곡선은 우상향할 것이라고 본다. 또 인플레이션은 2% 수준이며 경제는 잠재성장률로 성장하게 된다. 이는 미국 경제와 글로벌 경제가 일종의 정상적인 균형상태라고 이해할 수 있다.
- 경기판단시 어떤 경제지표를 주시하나
▶ 거시경제전망을 위해 매우 다양한 지표를 광범위하게 살펴보면서 학습하지만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 인플레이션 지표이다. 중기적으로 보면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에게 영향을 주는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단기적으로 실물경제를 계속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 내년에 미국 경기침체없이 소프트랜딩 가능성은
▶ 경기침체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여서 고무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물가를 낮추려면 경기침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저는 그 진영에 속하지 않았다. 연준의 신뢰도가 1970년대보다 훨씬 높아진 현대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준 신뢰를 바탕으로 향후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하면서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 (1979년~1987년 연준 의장이던) 폴 볼커 시대를 떠올려보면 정책금리를 20%이상 올려 물가를 통제했지만 미국 경기침체를 초래했으며 결국 신뢰를 얻지 못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신뢰를 얻어야 한다. 연준이 2022년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네 번 연속 공격적으로 인상한 것은 물가를 2%로 되돌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고 결국 물가는 하향궤도에 진입했다.
- 연은 총재 재직당시 초강경 매파였는데, 연준의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가
▶ 그렇다. 2024년 상반기에도 디스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미국 경제가 성장하는 가운데 노동시장도 강세를 보이기를 바란다. 2022년 당시 정책금리를 급격히 상향한 것은 이른바 선제 대응전략인 ‘프론트로딩(frontloading)’이었다. 인플레이션을 최대한 빠르게 통제해서 미국 경제에 미치는 피해를 줄이자고 판단했다. (연준이 주로 판단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가 3.2% 수준인데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많은 진전이 있었다.
- 미국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움직임이 있다
▶ 정부 지출을 통제하려는 목소리도 줄어드는 등 재정준칙 향상에 대한 미국 정치적 의지가 약화됐다고 신용평가기관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중이다. 재정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연방의원들은 극소수이다. 미국의 재정준칙이 확립되지 않을 경우 미국 미래 재정전망이 어떻게 될 지 궁금하다. 2024년 선거 이후에도 미국 상하원과 백악관 권력이 분리되는 상황이 지속되면 서로 견제하느라 일반적으로 재정지출을 많이 하지 못한다. 재정준칙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재정준칙이 맞춰지는) 뒷문 성격일 뿐이다. 미국 선거결과를 누구도 알지 못한다. 정치 불확실성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시장에서 가격을 책정하는 사람들에게는 힘든 작업이다.
단기적으로 달러화 하락 예상, 중앙은행간 비공식 교류활발
▶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처음 벌어진 지상전으로 인해 유럽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질적으로 파장이 크지 않았다. 중동의 경우 수 십년 동안 분쟁이 계속되었어도 국지적 분쟁에 머물렀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빠르게 확전될 수 있어서 매우 위험하다고 말하고 싶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모든 베팅은 끝나게 된다. 매일 일어나는 사건이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확전가능성 등의 위험에 대해서 시장은 정말 우려해야 한다.
- 중국 경제 리스크는
▶ 중국 경제는 최근 1년 이상 여러 문제에 직면했다. 그 중에 부동산 (거품)문제가 오래 전부터 지적되었고 일부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손쉬운 해결책은 없다고 본다. 중국 경제 성장둔화는 유럽시장에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특히 대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독일이 중국 경제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유럽 경제가 어려움에 봉착했다. 세계 3대 블록 중에 상대적으로 미국 경제가 가장 선방하고 있다.
- 미국 경제가 유독 성장하는 이유는
▶ 미국은 탄력적인 경제, 많은 혁신, 훌륭한 비즈니스 리더십 등을 갖춘 덕분에 성장하고 있다. 물론 올해 봄에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있었고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위기도 있었지만 그것은 대단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실리콘밸리은행은 특이한 기관이었고 미국의 대부분 은행은 더욱 보수적으로 운영된다. 미국 경제에서 보고 있는 많은 역학관계가 추세적인 성장으로 돌아가고 있다. 물론 미국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2022년 성장률에 비해 둔화되고 있지만 강력한 노동시장과 맞물려 올바른 추세이다. 미국 실업률은 3.7%로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다.
- 미국 금리 인하시기에 달러가치 떨어질까
▶ 환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환율은 양국간 상호 연결된 경제 및 정책에 영향받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 FOMC에서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나왔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달러화 약세, 유로화 강세, 글로벌화폐 강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은 이러한 전망을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고 향후 정책방향을 추측하기 때문에 실제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다.
- 한미 중앙은행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효과는
▶ 세계 중앙은행장 사이에 생각보다 비공식적으로 많은 교류와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 명시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말하지는 않지만, 서로의 경제와 정책 상황에 대해 공유한다. 공식 채널보다 한 단계 아래의 비공식 대화는 격식이나 의전에 얽매이지 않고 글로벌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자국의 정책 수립시 도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협력이 세계 경제를 위해서도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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