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기자에 미리 질문 주제 묻고 순서까지 정해
“질문은 최대 4개만 받겠습니다.”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식에 앞서 당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이같이 공지했다. 기자들에게 미리 질문 주제를 묻고 질문자와 순서까지 정했다. ‘시간이 촉박하고 유튜브 라이브 연결 때문에 혼선이 생길 수 있으니 이해해달라’는 것이 이유였다.
이날 취임식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3층에서 열렸다. 한 비대위원장은 준비된 수락 연설문을 낭독한 직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사전에 당에서 질문 의사가 있는 기자를 파악했을 때 인원은 4명 이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질문할 기자는 4명으로 추려졌다. 한 비대위원장은 기자들이 질문을 위해 따라붙자 “나중에”라며 답을 피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취임식은 이전 당대표, 비대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김기현 전 대표는 지난 3월8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기자들로부터 자유롭게 질문을 받았고 지상파 3사 등 인터뷰 방송에 출연했다. 사전에 질문을 받아 취임식을 진행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언론 대응이 검사 출신 황교안 전 대표 때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일 JTBC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황교안 대표가 밖에서 백브리핑(질의응답)도 하고 이러니까 초반에 다소 실수가 있었다”며 “한동훈 장관도 논란스러운 답변이 있은 다음에 기자 질문을 안 받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19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민주당이 저한테 꼭 그걸 물어보라고 시키고 다니던데”라고 말했다.
문광호·이두리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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