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카메라로 그리는 바다…사진가 김명성
[KBS 창원]햇살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를 담는 셔터가 분주합니다.
[김명성/사진가 : "오늘 바다 색깔이 너무 좋네요. 하루 종일 서성거려야 돼요.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사진의 거의 70~80%, 90%로 바다가 변해져 줄 때 그때 셔터를 눌러야 되는 거고..."]
기다림이 9할인 바다는 일흔일곱 현역 사진가의 무한한 캔버스. 그는 붓 대신 카메라로 바다를 그립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바다로 향하는 통영시 도산면 김명성 작가는 통영바닷가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김명성/사진가 : "바다 냄새하고 일렁이는 파도가 너무 좋아요. 내 혼을 다 빼 갈 정도의 분위기가 좋아서 바다에만 오면 힘이 납니다."]
언제 어디서든 차박이 가능한 차는 움직이는 작업실인데요. 카메라와 침낭에, 웬만한 살림살이는 다 있습니다.
[김명성/사진가 : "여기서 밥도 해 먹을 수 있고 촬영을 해야 될 시간대까지 마냥 기다립니다. (의자는) 바다 멍 때릴 때 사용하는 겁니다."]
카메라와 동행한 지 50년. 스무 살 청년이 흠모하던 바다는 변함없이 푸른색으로 노장을 반깁니다.
서울과 대구에서 사진 작업을 하면서도 한시도 잊은 적 없는 통영바다. 이 빛깔과 물결이 그리워 10년 전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김명성/사진가 : "생활바다 바다가 육지의 밭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바닷바람이 불어오니까 파도가 찰랑찰랑 치면서 저를 이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지금 자꾸 말을 걸어오고 있잖아요."]
바다가 이끄는 대로 셔터를 누르는 순간은 바다와 속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
어민의 치열한 삶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갯것들의 향수를 차곡차곡 눌러 담는데요.
바다에 비치는 잔물결, 윤슬도 작가의 눈을 거치면 특별한 서사가 됩니다.
[김명성/사진가 : "하늘에서 별이 낮에 내려와서 잠깐 수영하면서 노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별들이 크고 작듯이 이 윤슬도 크고 작은 게 얼마든지 있고 자기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통영바다와 인접한 고성의 작업실.
작가가 바다와 교감하며 나눈 이야기들이 그림처럼 섬세하게 펼쳐집니다.
실물을 그대로 표현하는 대신 그만의 직관과 심상을 더한 작품들은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무색하게 하죠.
[김명성/사진가 : "하늘과 바다가 일체. 내 안에 내재돼 있는 바다, 내 꿈속의 바다, 내 감성의 바다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 인간이 보는 그 바다를 이렇게 변형을 시키는 겁니다."]
파도에서 들리는 가야금 소리를 담기 위해 연주사진을 합성하는가 하면 파도가 지나간 모래톱을 추상화처럼 표현하기도 하고 농담과 여백이 살아있는 수묵화를 그려내기도 합니다.
[김명성/사진가 : "황사가 엄청나게 많아서 이렇게 수묵화처럼 안개에 휩싸인 것처럼..."]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는 바다는 누가 찍어도 똑같다는 생각이 또 다른 바다를 표현하게 했는데요.
그가 바다를 통해 전하고 싶은 건 무궁무진합니다.
[김명성/사진가 :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바다를 닮은 자유, 그리고 포근함, 넉넉함 이런 걸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다에 잔물결이 일듯 세상에 울림을 전하기 위해 김명성 작가가 다시 바다와 마주섰습니다.
[김명성/사진가 : "쉼 없이 쉼 없이 바다를 쪼개고 쪼개고 쪼개서 계속 내가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바다만 촬영할 겁니다. 그래서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때 '바다사진 하면 김명성이다'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카메라를 붓 삼아 바다 너머의 바다를 그리는 노장의 캔버스엔 또 어떤 바다가 담길까요?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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