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에서 온 온실가스 폭탄, 한국 감시망에 딱 걸렸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청정 지역인 제주도 상공에서 강력한 온실가스가 관측됐는데, 기류를 추적해 봤더니 바다 건너 중국에서 집중적으로 날아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산화탄소의 1만 4천8백 배나 되는 엄청난 양이었는데, 이게 얼마나 심각한 건지, 기후환경팀 현인아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청정지역 제주도의 고산관측소에서 강력한 온실가스가 검출됐습니다.
수소불화탄소, HFC-23이라고 불리는 물질입니다.
온난화 지수 기준으로 이산화탄소의 14,800배나 되는 강력한 온실가스로 국제사회가 서둘러 감축하기로 약속한 물질입니다.
강력한 온실가스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건지 추적했습니다.
기류를 역추적한 결과를 보여주는 지도입니다.
붉은색이 짙은 곳이 이 물질을 많이 배출한 지역입니다.
중국 산둥성과 장쑤성 등 중국 동부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얼마나 많은 양을 배출했는지도 분석됐습니다.
중국 동부에서 배출한 HFC-23은 2015년 5천7백 톤에서 2019년에는 9천5백 톤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년 만에 65%나 증가한 건데요.
5년간 배출한 양을 다 더했더니 3만 5천 톤이 넘었습니다.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5억 2천만 톤이나 되는 엄청난 양입니다.
국내 2천cc 휘발유 승용차가 1년에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1.6톤 정도니까요.
승용차 3억 2천만 대가 1년간 뿜는 것과 비슷한 온실가스가 배출된 겁니다.
[박선영 /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교수] "전 지구적인 규모에서 2019년에 배출되는 양에서 반 이상은 중국 동부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지금 현재 연구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제사회는 즉각 이 연구에 주목했습니다.
중국은 2019년까지 HFC-23 배출량을 대부분 줄였다고 보고했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보고한 배출량보다 실제 배출량이 최소한 2만 3천 톤이나 많은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3억 톤이 넘는 양입니다.
[박선영 /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 "중국에서 보고되는 양과 배출되는 양 차이의 누적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의 누적치를 살펴보면 그게 3억 톤 정도였다는 얘기에요."
HFC-23은 에어컨이나 냉장고의 냉매로 사용되는 수소염화불화탄소(HCFC-22) 공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입니다.
이들 공장에서 HFC-23이 새지 않도록 포집하거나 제거해야 하는데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준 /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 "(수소불화탄소를) 포집을 한다든지 또는 화학적으로는 어떤 흡착제를 써서 모아서 다시 재활용한다든지 하게 되는데요. 이런 과정에서 또 다른 에너지가 사용됩니다."
포집 장비에 결함이 있거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장비를 제대로 가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UN 등 국제사회는 중국에 해명을 요구하고 대책을 촉구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019년 연구진은 중국이 오존층 파괴물질인 프레온가스를 불법 배출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내 국제사회의 대응을 이끌었습니다.
동아시아의 요충에 자리한 제주도 관측소가 지구환경 감시의 첨병으로 떠올랐습니다.
MBC뉴스 현인아입니다.
영상취재:허원철/영상편집: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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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허원철/영상편집:송지원
현인아 기자(inna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56696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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