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50달러 넘자 1억달러 순매도…급락한 화이자는 '줍줍'[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3. 12. 2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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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지난주까지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6주째 순매도를 지속했다. 순매도 규모도 3억달러를 넘어서 상당히 컸다. 랠리할 때 차익을 실현하자는 심리가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주가가 250달러를 넘어서자 매물이 쏟아지며 순매도 규모가 1억달러를 돌파했다. 기술주가 오를 때 3배 수익을 얻는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2개는 최근 증시 상승으로 수익률이 급등하자 1억9000만달러가량 차익 매물이 쏟아졌다.

반면 비만치료제 임상을 중단해 주가가 급락한 화이자는 3000만달러 이상 순매수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주가가 크게 내려가지도 않았는데 7개 빅테크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연준(연방준비제도)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로 최근 소형주 수익률이 대형주를 앞서면서 소형주 ETF 2개가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된 점도 눈에 띄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탈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3~19일(결제일 기준 18~22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3억5671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는 5주째 매도 우위며 2주째 순매도 규모가 3억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2.9%, 나스닥지수는 3.2%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20~22일 3거래일간 S&P500지수는 0.3%, 나스닥지수는 0.07% 약보합을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13~19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테슬라로 1억1981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6주 연속 순매도 행렬이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0월31일 200.84달러까지 내려갔다가 반등했으나 지난 11월14일 230달러대를 넘어선 뒤 한달간 230~240달러 사이 박스권에서 횡보했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가가 230달러대로 올라선 뒤 240달러까지 좁은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동안 순매도 포지션을 지속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2월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다음날인 14일에야 25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10월17일 이후 거의 두달만이다.

연준이 내년에 3번의 금리 인하를 전망한다는 것이 확인되자 자동차 할부금리가 떨어져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주가가 오른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 주가가 250달러를 돌파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테슬라 매물이 늘어났다. 지난 13~19일 사이에 테슬라 순매도 규모 약 1억2000만달러는 직전주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테슬라의 지난 22일 종가 252.54달러는 여전히 지난 7월18일에 기록한 올해 종가 기준 최고치인 293.34달러에 비해 14%가량 낮은 상태다.


기술주 3배 레버리지 ETF에 대한 순매도도 계속됐다. 서학개미들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를 각각 1억304만달러와 8407만달러 순매도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18일 주가가 11월20일 이후 한달만에 5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5369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8일 딱 하루 500달러대에 머무른 뒤 내려와 지난 22일에는 488.30달러로 마감했다.

양자컴퓨터 회사인 아이온큐도 2582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는데 지난 13~15일 3일간 추가가 17% 급등하자 대규모 차익 실현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2380만달러 매도 우위로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6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애플은 지난 14일 198.11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뒤 지난 22일 주가가 193.60달러까지 내려왔다.

최근 두달간 주가가 40% 이상 폭등한 보잉에 대한 차익 실현도 지속됐다. 서학개미들은 보잉을 1992만달러 순매도했다. 보잉은 지난 15일 주가가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260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화이자였다. 화이자 주가가 최근 9년 전인 2014년 수준까지 추락하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는 부작용 때문에 경구용 비만치료제 '다누글리폰'의 3상 임상시험 및 개발을 중단한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해 주가가 급락했다.

화이자 주가는 올해 미끄럼틀 타듯 쭉 미끄러지면서 44.6% 추락했다.


최근까지 서학개미들의 미국 채권 투자는 국채 중심이었는데 회사채 ETF가 순매수 상위 2위에 오른 점도 주목된다.

서학개미들은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미국 달러 투자등급 회사채 ETF(LQD)를 3524만달러 순매수했다.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인하하면 회사채 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해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제주가 하락할 때 수익을 얻는 인버스 ETF에 대한 순매수는 2주째 이어졌다. 서학개미들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를 2991만달러 순매수했다.

이는 직전주의 4555만달러에 비해서는 순매수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특이한 점은 마이크로소프트를 2026만달러 순매수했다는 점이다. 서학개미들은 오른 종목은 팔고 떨어진 종목은 사는 양상을 보이는데 마이크로소트프는 지난 11월28일 382.70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뒤 소폭 떨어진 채 횡보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 22일 종가는 374.58달러로 사상최고치 대비 2.1%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인텔도 최근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1194만달러 순매수됐다.

아시아 음식과 제품을 판매하는 소매업체인 메이슨 솔루션스가 1966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다시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오른 점도 눈길을 끈다.

메이슨 솔루션스는 지난 10월 초에 상장한 회사로 지난 11월29일~12월5일 사이에 1414만달러 매수 우위로 처음으로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주가는 지난 14일 15.21달러까지 올랐으나 15일에는 84.6% 폭락하며 하루만에 2.50달러로 고꾸라졌다.

주목할 점은 지난 13~19일 사이에 이뤄진 메이션 솔루션스의 순매수가 주가 폭락 직전인 지난 13~14일 주가 고점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3~14일 2일간 메이슨 솔루션스를 1956만달러 순매수했다.

주가 폭락으로 지난 22일 기준 메이슨 솔루션스의 시가총액은 3000만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주가가 15달러였을 때도 이 회사는 시가총액이 3억9500만달러로 초소형주였다.

이런 작은 종목을 한국 투자자들이 단 이틀간 1900만달러 이상 순매수했다는 것 자체가 미스터리다.

유가 약세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SPDR S&P 석유 가스 탐사&생산 ETF(XOP)가 1558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금리 인하시 역사적으로 소형주 수익률이 더 좋았다는 인식이 퍼지며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소형주 불 3배 ETF(TNA)와 러셀2000지수를 그대로 따르는 아이셰어즈 러셀2000 ETF(IWM)가 각각 1225만달러와 969만달러 순매수됐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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