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통 교육장 밑 폐기물… 성남시 알고도 공사 강행

안치호 기자 2023. 12. 2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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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개선 중 땅속서 폐기물 발견
공사업체 보고에도 공사진행 물의
업체 “독성 물질·환경 문제 우려”
市 “땅 위 건물만 지어 문제없어”
공사 중인 성남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장 모습. 안치호기자

 

성남시가 교통안전 교육장 공사 과정에서 땅에 다량의 폐기물이 묻혀 있는 사실을 알고도 공사를 강행해 논란이다.

26일 성남시에 따르면 중원구 상대원동 황송공원 내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장은 연면적 499㎡의 규모의 교통·화재·재난 등의 체험시설을 갖춘 곳으로 지난 1998년 준공됐다.

연간 어린이 수천명이 찾을 만큼 인기가 많았는데 준공된 지 20여년이 지나면서 노후했다. 시는 예산 20억여원을 들여 지난 3월부터 시설개선 공사에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시가 다량의 폐기물이 땅에 묻혀 있던 사실을 알고도 공사를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더구나 교육장은 아이들이 이용하는 공간인데 환경적으로 괜찮은지도 의문이다.

착공 이후인 지난 4월 공사업체는 천공작업을 진행했다. 지반 바로 밑은 토사층이어서 수월하게 들어갔으나 더 내려갈수록 폐기물로 인해 기계가 쉽게 내려가지 못했다.

페기물이 나온 성남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장 공사 현장 모습. 독자 제공

공사업체는 참관하던 감독관에게 이야기를 하고 추후 시에 보고도 했으나 시는 공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공사는 그대로 진행됐고 밖으로 나온 폐기물은 분리 수거해 처리됐다. 그러나 여전히 교육장 지반 밑에는 알 수 없는 양의 폐기물이 묻혀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수많은 어린이가 교육장을 찾아왔는데 폐기물이 묻힌 땅 위에서 아이들이 교통안전교육을 받은 셈이다. 교육장은 이달 전반적인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여름 개장할 예정인데 앞으로도 상황은 같다.

현장 공사업체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공간인데 폐기물에서 나오는 독성물질도 있고 환경적인 문제가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과거 매립지였던 것을 알았고 이후 공원으로 바뀌면서 폐기물 위에 토사도 쌓여 있고 시간이 많이 지났다. 땅 위에 건축물만 짓는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안치호 기자 clgh106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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