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화재 합동감식…“발화지점에 담배꽁초”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두 명이 숨지고 서른 명이 다친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의 원인은 담뱃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방화문이 활짝 열려 있었던 것도 피해를 키웠습니다. 

이혜주 기자입니다. 

[기자]
32명의 사상자를 낸 불이 시작된 건 70대 노부부가 살던 아파트 3층이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 합동 감식 결과, 불은 거실 옆 컴퓨터방부터 시작됐고, 화재 원인은 담뱃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만 방화가 아닌 부주의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김상훈 /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장]
"현장에서 결정적인 증거물들이 나왔는데 그런 것들을 봤을 때 인적 요인에 의한 발화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 방화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피해가 커진 건 구조적 문제에 있었습니다. 

소방법상 방화문은 항상 닫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불길을 차단해야 할 방화문은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단실이 불과 유독가스 통로가 돼 아파트 전체로 빠르게 퍼졌습니다.

또 1층은 기둥으로만 이뤄진 '필로티 구조'인데 송풍로 역할을 하며 피해를 키웠단 분석이 나옵니다.

[아파트 주민]
"(방화문은 늘 열려 있어요?) 열려있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출입문이니까 열고 닫고 하니까 불편해서 열고 사는 거죠."

아파트가 지어지던 2001년엔 저층부 설치규정이 없어 스프링클러도 16층 아래로는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아파트 주민]
"(아파트가) 옛날 거라서 스프링클러가 어디 없나 봐."

화재경보 역시 고층에선 거의 듣지 못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경보음이 좀 작게 울렸어요. 다들 못 들었어요, 저희 가족은. 옆에 사시는 분들이 문 두들기면서 대피하라고…."

경찰은 아파트 주민 진술 등을 바탕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이혜주입니다.

영상취재: 이락균
영상편집: 박혜린

이혜주 기자 plz@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