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조직개편 마친 4대 그룹 “새 먹거리 찾아라” 특명

이동수 2023. 12. 2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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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 속 생존전략 모색
삼성, 부회장급 미래사업기획단 신설
“10년 이상 장기적 관점서 아이템 발굴”
SK, 배터리·바이오·반도체 투자 주력
현대차, 모빌리티 산업변화 적극 대응
LG전자, 2030년 연매출 100조원 ‘박차’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 부진,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제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계는 경영위기 해법 마련에 분주하다. 연말 인사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마친 4대 그룹은 신성장동력 등 새로운 수익사업을 찾아 나서며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맏형’ 삼성은 기술 경영, 인재 중용을 핵심으로 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신사업 발굴에 나설 전망이다.

가장 눈에 띄는 조직은 이번 연말 인사에서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이다. 신사업 발굴을 위한 부회장급 조직으로, 단장에 삼성SDI 이사회 의장 전영현 부회장이 내정되면서 이목을 끌었다.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미래사업기획단에 대해 “기존 사업의 연장선에 있지 않은, 미래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신사업 발굴을 위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먹거리 아이템을 발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미래사업기획단은 앞서 이건희 선대회장의 지시로 꾸려졌던 ‘신사업추진단’과 닮았다. 신사업추진단은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이차전지, 의료기기, 바이오제약 등 5대 신수종 사업을 발굴한 바 있다.
글로벌 대외협력 조직이 사장급으로 격상된 점도 눈길을 끈다. 연말 인사에서 디바이스경험(DX)부문 경영지원실 산하 글로벌공공업무팀장을 맡아 온 외교통상부 출신의 전문가 김원경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글로벌공공업무실장을 맡았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심화하는 가운데 해외 네트워크 가동 범위를 보다 넓히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서든데스’(돌연사) 발언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 대비에 나섰다.

SK는 앞서 미래성장동력으로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를 꼽고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하는 청사진을 제시한 만큼 내년에도 이들 사업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연말 임원 인사에선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그룹 ‘2인자’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올랐고, 주요 계열사 7곳의 최고경영자(CEO)에 50대 리더가 자리하면서 과감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올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린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퍼스트 무버’ 전략에 따라 미래 준비도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라는 큰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전기차 공장 건설이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기아가 화성 전기차 전용공장, 지난달 현대차가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을 착공했고, 미국 그룹 통합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내년 말 조기 준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연합뉴스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총 18조원을 투자해 △연결성, 자율주행 등 신사업 관련 기술 개발 △스타트업·연구기관 대상 전략 지분 투자 △빅데이터 센터 구축 등에 투입한다.
LG그룹은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ABC(인공지능,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는 2026년까지 AI·데이터 분야에 3조6000억원, 바이오에 1조5000억원, 클린테크에 1조8000억원 등 약 7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구광모 LG그룹 대표
주요 계열사인 LG전자의 조주완 사장은 지난 15일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하고 앞서 선언한 ‘미래비전 2030’을 가속화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미래비전 2030은 △기업 간 거래(B2B) 확대 △비하드웨어(Non-HW) 사업 활성화 △신사업 강화 등 3대 동력으로 현재 65조원 규모인 연 매출을 2030년 100조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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