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눈썰매장 붕괴 현장서 인명 구조한 비번 소방관

[아이뉴스24 안영록 기자] 최근 충북 청주시에서 발생한 눈썰매장 붕괴 사고 당시 가족과 함께 휴일을 보내던 소방관이 시민을 구조해 피해를 줄인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26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충북안전체험관 소속 권민호(41) 소방장은 지난 24일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 눈썰매장을 찾았다.

가족과 연휴를 보내기 위해 이곳을 찾은 권 소방장은 갑작스러운 굉음과 함께 철제 구조물인 보행통로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다.

충북안전체험관 소속 권민호(41) 소방장. [사진=충북소방본부]

무너진 구조물과 얼음에 깔린 이용객들을 본 그는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맨손으로 얼음을 들어 옮기는 등 구조활동을 펼쳤다.

권 소방장은 “소방관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현장에서 도움을 준 시민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 오후 4시18분쯤 청주시가 상당구 지북동 농업기술센터에 만든 눈썰매장 보행통로 지붕이 무너져 이용객 8명이 다쳤다.

당시 유아용 슬로프에 뿌린 인공 눈이 바람에 날려 보행터널 지붕 위에 쌓였고, 이 눈이 얼면서 구조물이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보행터널은 철제 아치형 뼈대에 비닐을 덮은 비닐하우스 형태였다.

이번 사고로 A(10)군과 B(여‧25)씨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한때 의식을 잃기도 했으나, 지금은 일반 병실에서 건강을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오후 4시18분쯤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 눈썰매장 보행통로 지붕이 무너진 모습. [사진=뉴시스]

청주시는 사고 직후 눈썰매장을 폐쇄한 뒤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눈썰매장 운영을 맡은 업체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부르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오는 28일 과학수사대 합동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청주=안영록 기자(rogiya@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