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일자리 역습’ 빅테크까지…구글, 광고팀 등 3만명 구조조정

서필웅 2023. 12. 2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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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버금가는, 또는 능가하는 능력을 갖춰 인류 편의 증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인공지능(AI)이 인간을 위기로 모는 '역설'이 점차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구글이 검색 엔진과 유튜브 등의 광고에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하면서 기존처럼 많은 직원이 필요 없게 된 것이 개편의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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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제작에 생성형 AI탑재
관련 인력 대거 감원 현실화
사무직부터 인력대체 시작

인간에 버금가는, 또는 능가하는 능력을 갖춰 인류 편의 증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인공지능(AI)이 인간을 위기로 모는 ‘역설’이 점차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생성형 AI 발전이 본격화되며 이 기술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기업 현장에서 퍼지면서 성과가 고르지 못한 ‘진짜 인간’은 일터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세계 최대 빅테크(거대정보기술) 기업 중 하나인 구글이 3만명에 달하는 직원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더인포메이션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구글 신사옥의 모습. AP뉴시스
소식통 정보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당초 이번 개편에 해고가 포함될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또 다른 소식통은 해고 가능성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올해 초 전 직원의 6%인 1만2000명을 해고하는 등 이미 설립 이후 가장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대규모 감원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3만명 구조조정이 사실이면 현재 전 세계 사업장 구글 직원 17만여명 중 17%가량이 그 대상에 드는 것이다.

구조조정이 주로 이루어질 분야가 인간의 창의성이 상당 부분 요구되는 것으로 여겨지던 광고 부문이어서 특히 주목을 끈다. 미주 지역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광고 영업을 총괄하는 션 다우니가 최근 전체 회의에서 광고 영업팀을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구글이 검색 엔진과 유튜브 등의 광고에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하면서 기존처럼 많은 직원이 필요 없게 된 것이 개편의 배경이 됐다.

2021년 AI 기반 광고 플랫폼인 ‘퍼포먼스 맥스’를 선보인 구글은 올해 생성형 AI 기능을 본격 탑재하며 광고 제작의 효율을 높이는 중이다. 이를 통해 광고 헤드라인과 설명, 이미지 등이 AI를 이용해 자동 생성돼 클릭 몇 번만으로 맞춤형 광고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이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을 유지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I가 산업현장에 급속히 확산하면서 일자리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지속해서 나왔다. 특히 사무 관리직 등 화이트칼라 직종은 AI에 의해 가장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업종으로 꼽혔다.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드롭박스가 지난 4월 전체 직원의 16%에 해당하는 500명을 해고하고, 교육기술 기업인 체그도 지난 6월 인력 4%인 약 80명을 감원하는 등 이미 감원에 나선 기업들도 나왔다. 이들은 모두 감원 이유로 ‘AI 기술 도입으로 인한 효율화’를 들었다.

미국 고용정보업체 레주메빌더가 조사해 지난 16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750개 기업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AI로 인한 인력 대체가 기업 내에 발생했다는 대답이 37%에 달했다. 내년에 AI 기술의 효율성으로 인한 근로자 감원이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답변은 44%에 이르렀다.

AI를 이유로 한 구글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이런 흐름이 대기업까지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의 일상화로 인해 더 높은 가치의 새로운 업무가 출현할 것이라는 희망적 기대도 남아있지만, 기존 기업 환경이 흔들리며 당분간 구인시장 등에서 대규모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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