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리더는 나무에서 배운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소나무는 햇빛을 쬐야 잘 자라는 양수(陽樹)다. 그런데도 보통 소나무 군락은 그늘이나 척박한 곳에 많다. 척박한 땅에 먼저 들어가고 그 땅이 비옥해지면 다른 나무에게 자리를 내어 주는 특성 때문이다. 소나무에게서 희생정신과 솔선수범을 느낄 수 있다. '화석나무'로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메타세콰이어는 그 아름답게 도열한 모습 때문에 기업 경영이 한 방향으로 잘 '정렬'(Align)되어 있어야 함을 상징하는 나무로 봄직하다. 유연성과 민첩성을 지녀 사람에게 쓰임이 많은 대나무는 많은 기업들이 도입하려 하는 '애자일'(Agile) 경영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책은 스물다섯 그루 나무를 통해 경영의 지혜를 전해 주는 책이다. 나무의 생을 통해 경영에 필요한 철학, 미션, 전략, 인재, 고객에 대한 담론을 제기한다. 스스로 '나무를 좀 안다는' 경영컨설턴트인 저자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보이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쳤던 나무들의 속성에서 흥미로운 경영 이야기를 추출했다. 인재는 아카시아처럼 뿌리내려야 한다. 황폐한 땅에 아카시아를 심어 조림하듯, 인재를 영입하고 그들이 우리 기업의 토양에 잘 녹아들도록 경영자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성장 전략은 단단한 주목과 같이 치밀해야 하며, 조직은 엄나무와 같이 규율이 바로 세워져야 한다.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닥나무를 본받아야 하고, 약속을 지키는 것은 가시를 지닌 대추나무처럼 정확해야 한다. 직원들이 사시나무 춤추듯 신나게 춤추는 직장을 만들 필요도 있다.

많은 경영자들이 은퇴 후 산을 가까이하게 되면서 '현직에 있을 때 나무에 대해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고 한다. 왜일까? 나무와 숲을 통해 책이나 교육으로는 미처 배우지 못하는 다양한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에게 대자연은 스승이자 지혜의 창고인 셈이다.

이규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