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협심증 치료의 삼지창

2023. 12. 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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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서울시 서울의료원장

협심증 역시 다른 심장병이나 당뇨와 마찬가지로 심장에 부담을 주는 흡연, 과음, 고지방식 및 과로를 피하고 만일 당뇨가 있으면 혈당을 잘 조절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협심증의 진단을 받았을 때는 적절한 약물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다만 정도가 심각하면 스텐트를 삽입하고, 스텐트로는 치료가 곤란한 심각한 상황에서는 수술을 하게 된다.

중증이 아닌 환자에서 약물치료는 스텐트에 비해 생존율이나 삶의 질에서 전혀 못하지 않은 좋은 치료법일 뿐 아니라 스텐트 삽입이나 수술 후에도 병행해야 하는 중요한 치료법이다. 약물치료는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관상동맥을 확장시켜 혈액의 흐름을 도와줘서 심장의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우선 대표적인 약으로 니트로글리세린이 있다. 협심증으로 인한 가슴통증이 있을 때 혀 밑으로 투여하면 불과 수십 초 내에 관상동맥이 확장되면서 통증이 신속히 사라진다. 다만 단점은 작용시간이 10, 20분에 불과하고 유효기간이 짧다는 점이다. 다행히 작용시간을 늘려 하루에 1, 2회만 투여하면 되는 먹는 알약이나 뿌리는 스프레이 제품도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다. 그런데 환자 중에 통증이 왔을 때 약을 투여하지 않고 고비를 넘기면 더 좋은 것이 아니냐는 생각으로 투여를 피하는 사례가 꽤 있다. 그러나 이 약은 통증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관상동맥을 확장시켜 혈류를 증가시킴으로써 심장근육의 손상을 막아 주기 때문에 신속하게 사용함으로써 심장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좋은 약이므로 필요할 때는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혈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는 약도 중요하다. 주로 아스피린이나 클로피도그렐 같은 약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관상동맥을 확장시키는 약을 사용하게 된다. 대부분의 고혈압 약들이 혈관을 확장시키지만 그 중에서 특히 관상동맥에 반응을 잘하는 약을 우선적으로 처방한다. 그리고 고혈압이나 당뇨가 동반되었다면 반드시 같이 치료하게 된다.

중요한 치료제 중의 하나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인데 대부분의 약 성분이 스타틴이라는 말로 끝나기 때문에 흔히 '스타틴 계열'이라고 부른다.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이 약들은 동맥경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증반응도 같이 억제하는 효과도 있으므로 더욱 유용하다. 영국에서 시행된 대규모 연구에 의하면 정상 콜레스테롤을 유지하는 사람에게 투여할 경우에도 협심증 발생을 줄인다고 할 정도로 효과적인 약이다. 그런데 환자 중에서 수 개월 동안 약을 복용한 후에 콜레스테롤이 정상이라고 약을 중단하기도 하는데 그러면 다시 수치가 증가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약물 치료 다음 단계로 스텐트 삽입이 있는데 주로 오른쪽 팔목의 혈관을 이용해 가느다란 카데터에 금속 그물망을 얹어 좁아진 부위에 삽입한 다음 풍선을 부풀려서 고정시키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스텐트는 항암제를 코팅함으로써 혈관 조직이 증식해 다시 좁아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 심장병에 항암제를 사용하는 것은 항암제가 세포분열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직이 자라는 것을 차단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다만 중요한 혈관이 심하게 좁아졌을 때 매우 효과적이지만, 심하지 않은 일반적인 협심증 특히 안정형 협심증 때는 약물치료에 비해 이득이 없다. 따라서 심한 협심증 때 카데터를 사용해 스텐트 삽입이 적절한가를 파악한 다음 삽입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스텐트를 넣으면 혈액이 그물망에 엉겨서 혈전을 만들 수 있으므로 항혈전제의 투여는 매우 중요하다.

약물이나 스텐트로 해결되지 않는 심한 상태 즉 3가닥의 관상동맥 모두 심하게 좁아졌거나 당뇨병을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 그리고 좁아진 부위가 여러 곳에 있어서 스텐트 삽입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울 때 할 수 있는 최종적이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심장수술이다. 수술은 막힌 관상동맥 대신 다른 혈관을 연결해 주는 것이다. 심각한 환자에게 선택적으로 수술을 했을 때에는 다른 치료보다 예후가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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