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종전안' 기싸움…이스라엘 "긴 싸움" vs 하마스 "굴복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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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인 25일(현지 시간)에도 포성이 멈추지 않던 가자지구를 찾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긴 싸움'을 천명했다.
미국 CNN방송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 인질 4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20명을 맞교환하고 최대 2주간 전투 중단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를 포함한 전문관료 정부를 구성해 총선과 대선 준비 △전면 휴전과 이스라엘군 철수로 이어지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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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마스, '협상 염두' 공방
성탄절인 25일(현지 시간)에도 포성이 멈추지 않던 가자지구를 찾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긴 싸움'을 천명했다.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제안한 중재안 '3단계 전쟁 종식안'을 한 손에 쥐고도, 재차 강경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도 개전 후 처음으로 공식 응답했다. 이집트의 제안을 염두에 둔 그 역시 "굴복하지 않겠다"며 응전을 고집했다. '2차 휴전' 협상 앞에서 양측 모두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 '하마스 섬멸' 다짐..."전쟁 계속"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5일 가자지구 북부 이스라엘군을 찾아 "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여당인 리쿠드당 의원들 면담에서는 "며칠 안에 전투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무차별 전면전에서 하마스만 정교하게 노리는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하라는 미국의 압박을 받는 가운데서도 전투 확대를 고집한 것이다. 그는 이후 의회 연설에서도 "전쟁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공개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서도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가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내세운 첫째 항목은 '하마스 섬멸'이다. 이어 '가자지구 비무장화'와 '급진주의 포기'까지 3개 항목을 제시했다.
사실상 민간인 피해가 막대한 군사 작전을 정당화하는 한편 하마스 축출 이후에도 가자지구에 이스라엘군을 주둔시키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를 골자로 한 미국의 '포스트 하마스' 구상 역시 일축한 셈이다.
하마스도 맞불…종전안 협상 난항 예고
연일 이어진 강경 발언에도 이스라엘은 2차 휴전 협상 개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WSJ은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이날 밤 회의를 열고 이집트의 단계적 종전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개전 이후 나온 가장 포괄적인 평화안인 이번 종전안은 교전 중단부터 인질·수감자 맞교환, 팔레스타인 정부 수립 등 3단계로 이뤄져 있다. 미국 CNN방송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 인질 4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20명을 맞교환하고 최대 2주간 전투 중단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를 포함한 전문관료 정부를 구성해 총선과 대선 준비 △전면 휴전과 이스라엘군 철수로 이어지는 게 골자다. 특히 1단계 안은 앞서 이스라엘이 카타르를 통해 하마스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조건과 동일하다.
다만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전시 내각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제2야당인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종전안 논의에) 진전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는 내용이라고 WSJ은 짚었다. 과도정부에 하마스가 포함되는 것은 '하마스 소탕'이라는 이스라엘의 전쟁 명분에 어긋나고, 팔레스타인 고위급 수감자 석방도 이스라엘 우파 내각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도 가자지구 내 권력을 포기하면서까지 인질 석방 거래를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마스 고위 관리 이자트 리시크는 "적대 행위의 완전한 종식" 없이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하마스 입장을 담은 성명을 내놓았다.
타메르 카르무트 카타르 도하인스티튜트 조교수는 "네타냐후 총리는 이집트의 종전안과 관련해 이스라엘 내부 양쪽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인질 가족을 포함한 야권의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시오니스트(이스라엘) 대다수가 군사 작전을 계속 지지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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