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가스 한 모금도 질식”… 아파트 화재시 대피 매뉴얼은
환기만 해도 유독가스 50% 절감
성탄절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로 30대 남성 두 명이 숨졌다. 이들 중 한 명은 대피 도중 화재로 발생한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26일 “화재가 벌어졌을 때는 유독가스를 최대한 마시지 않도록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아파트에서 불이 나면 현장에서 최대한 멀리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이미 유독가스가 복도에 퍼졌다면, 실내에 머물며 구조를 기다리는 게 적절하다고 한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이번 사건의 경우 계단을 굴뚝 삼아 연기가 빠르게 유입됐기 때문에 현관문을 나서자마자 질식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했다. 채 교수는 “유독가스는 한 모금만 마셔도 기절할 정도로 치명적”이라며 “화재 시 인명 피해의 대부분은 유독가스 흡입으로 발생한다”고 했다.
밖으로 대피할 수 없다면 집 안에서 안전을 확보하고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손등을 현관문 손잡이에 댔을 때 열기가 느껴지거나, 문틈으로 연기가 새는 경우 절대 밖으로 대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공 교수는 “수건이나 헝겊으로 문틈을 막고, 젖은 수건으로 자신의 코와 입을 막은 채 베란다에서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며 “베란다를 확장해 대피 공간이 없는 경우 화장실 환풍기를 켜고, 수도꼭지를 틀어 물이 계속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구조를 기다리지 않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건 위험한 행위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불가피한 경우에도 아파트 2층 높이(약 6~7m)가 한계치다. 완강기를 이용해 탈출하거나 바닥에 안전 매트가 설치돼 있다면 이를 향해 뛰는 것도 방법이다.
한편 서울 도봉경찰서는 26일 소방서, 전기안전공사 등 유관 기관과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은 “사람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경찰은 감식 현장에서 결정적 증거물을 입수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 기구 오작동이나 누전 등 전기적 요인, 방화로 인한 발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증거물과 관련해서는 조사에서 관련자 진술이 변경될 수 있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다수의 담배꽁초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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