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 레드' 동방신기, '블루 자이언트' 같은 '푸른 불꽃'
유노윤호·최강창민 "가진 불꽃을 계속 열심히 뜨겁게 달구겠다"
"'허그'·'주문'·'왜', 동방신기 대표하는 곡"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26일 데뷔 20주년을 맞은 '동방신기'(TVXQ)는 1.5세대 K팝 그룹의 대표주자로서 명실상부 한류의 초석을 다진 팀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 2003년 12월26일 SBS TV 송년특집 '보아 & 브리트니 스페셜'에서 처음 얼굴을 알렸다. 이듬해 1월14일 데뷔 싱글 '허그'를 발표했다. 이후 '풍선' '라이징 선(Rising Sun)'(순수) '오정반합(O-正.反.合.)' '더 웨이 유 아(The Way U Are)', '주문-미로틱(MIROTIC)', '왜(Keep Your Head Down)' 등의 히트곡들로 한국과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한류 열풍의 기반을 닦았다.
예명·본명을 결합한 네 글자의 활동명 등 현 K팝 세계관의 틈을 연 시도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를 기점으로 처음부터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를 겨냥한 것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팀명엔 '동방의 신이 일어나다'라는 뜻을 담았다.
특히 '80만 대군'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던 팬덤 '카시오페아'는 역대 최강 팬덤 중 하나로 통한다. 다른 팬덤과 확연히 구분되는 '펄 레드(pearl red)'라는 응원색도 이 집단의 정체성을 차별화시켰다. 기존 5인 그룹에서 2011년 정규 5집 '킵 유어 헤드 다운(Keep Your Head Down)'부터 유노윤호·최강창민 2인으로 재편된 뒤에도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는 여전하다. 7만석 규모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유일하게 공연한 K팝 가수다. 2013년 이틀 연속 공연한 데 이어 2018년 당시 이 스타디움 개장 이래 처음으로 3일 연속 공연하는 신기록을 썼다. 또 최근 일본에서 해외 아티스트 사상 도쿄돔 및 전국 돔 최다 공연을 기록했다.
2005년 4월 일본에서 데뷔한 동방신기는 현지 풀뿌리부터 인기를 쌓았다. 일본어를 익히고 언더그라운드 공연을 통해 현지 팬들과 가깝게 소통하며 입소문을 냈다. 한국과는 다른 현지 맞춤형 구성으로 일본 음반을 발매하면서 충성도 높은 팬을 다수 보유했다.
특히 이 팀의 20주년 성과 중 가장 큰 지점은 팀의 확연한 변곡점 중 하나인 멤버수 변화에도 팀을 지켜온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역량과 유노윤호·최강창민 두 멤버의 내공에 있다. 5년 만이자 데뷔 20주년 당일인 이날 발매한 정규 9집 '20&2'가 이를 증명한다. 두 사람이 가장 잘하는 것을 모은 정반합이다. 이날 오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두 멤버는 "저희가 가진 불꽃을 계속 열심히 뜨겁게 달구면서 오래 느긋하게 가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동방신기는 20주년 기념 전시와 함께 오는 30~31일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연다. 다음은 이날 오후 열린 9집 '20&2' 발매 기념 간담회에서 MC 재재, 기자들이 유노윤호·최강창민과 나눈 일문일답.
-오늘이 동방신기 데뷔 2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소감이 남다를 거 같은데요.
"동방신기가 이제 성인식을 맞이하는 나이잖아요. 옆에 있는 창민이는 물론이고 정말 많은 스태프분들, 항상 이렇게 뒤에서 지원해 주시고 버팀목이 돼 주신 팬 여러분들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유노윤호)
"사실 전 어떤 기념일을 챙기는 편이 아니에요. 생일도 조용히 넘어가는 편인데 동방신기 20주년은 굉장히 특별하게 다가오더라고요. 가수로서, 아이돌 출신 그룹으로서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는 팀은 사실 많지가 않잖아요. 저희 둘이 그런 특별한 날을 맞이할 수 있는 가수가 됐다라는 자체만으로도 정말 많은 분들께 감사드려야 하는 날이지 않나 싶습니다."(최강창민)
-데뷔 20주년을 기념해서 전날 '2023 SBS 가요대전' 같은 연말 음악축제 무대에도 오랜만에 서셨어요. 'K팝 기강을 잡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앞서 '마마 어워즈' 무대도 섰었는데요. 저희가 꼬꼬마라고 표현을 하는데 (SM 신인 그룹인) 라이즈 친구들이랑 '라이징 선' 무대도 같이 했는데 느끼는 것들이 참 많았었어요. 확실히 우리 젊은 후배님들은 운동 능력이 남다르다라고요. 아무래도 무대는 설 때마다 설레는 곳이기 때문에 창민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아직도 진지하게 임하고 있구나'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항상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임해줘서 고맙다. 연출하는 맛이 난다'라고 표현을 해주신 말씀도 기억에 남고요."(유노윤호)
-오늘 발매하는 정규 앨범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타이틀곡은 '레벨(Rebel)'인데 저항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 저항이란 강렬한 느낌과는 좀 다른 의미에요. 저희가 20년을 활동을 하다 보니까 어떤 특정한 길에서 정체될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정체되지 않고 저항하면서 나아가자는 진취적인 뜻을 담았어요. 그런 메시지에 걸맞게 저희 동방신기의 현재 음악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음악으로 앨범을 채우지 않았나 생각을 해봅니다."(최강창민)
"SMP라는 동방신기 특유의 장르도 물론 섞여져 있어요. 그 중에서 '레벨'은 창민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도 들어가 있죠. 제가 베이스를 담당 했었고 창민이가 하이를 담당했는데 그런 강점들이 모인 곡입니다. 기존 반항의 개념이 아니라 과거를 인정하고 그걸 저희들 나름대로 해석을 해서 앞으로도 밀고 나가고 있는 신념이 들어가 있는 앨범이니까 '동방신기가 새롭게 진화하고 있구나'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유노윤호)
-'레벨' 퍼포먼스는 어떻습니까?
"저희가 파워댄스 곡에 열려 있어요. '레벨'도 SMP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좀 트렌디적인 거를 섞었어요. 켄지 작가님께서 작사, 작곡, 편곡을 해주시고 오랜만에 디렉팅까지 봐주셨는데 신인 때부터 함께 해주신 분이기 때문에 저희 동방신기의 장점, 초심의 포인트를 잘 잡아주셔서 아주 재밌게 곡이 나왔어요. 분위기가 웅장하면서도 심플한 부분들이 있어서 여러분들에게 충분한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 곡입니다."(유노윤호)
"타이틀곡은 동방신기의 퍼포먼스가 가장 부각이 될 수 있는 곡으로 정하고 싶었어요. '레벨'이 동방신기 퍼포먼스하기에 제일 강렬하면서도 좀 역동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곡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죠. 뮤직비디오에선 그런 에너지를 잘 보여드리기 위해 30명 이상의 인원과 같이 퍼포먼스를 했어요."(최강창민)
"저희가 '섬싱' '캐치 미' 같은 뮤지컬스러운 구성을 많이 표현했었어요. 이번에도 독특한 구성들이 나와요."(유노윤호)
-수록곡인 '정글'은 굉장히 강렬한 느낌이 듭니다."
"'정글'은 힙합 비트를 베이스로 약간은 공격적인 사운드가 특징인 곡이고요. 저희가 이제까지 활동한 이곳이 마치 정글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서 착안했는데 '동방신기는 동방신기스럽게 지금도 나아가고 있다'라는 내용을 가사에 담았어요. 힙합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것도 새로운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유노윤호)
-'정글' 초반에 내레이션도 들어간다고요.
"제가 내레이션을 종종 해보긴 했는데 20년 가수 기간을 통틀어서 제일 잘한 내레이션 같아요. 노래를 잘해서라기보다 내레이션을 잘해서 굉장히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것 같아요."(최강창민)
-'프로미스'는 최강창민 씨가 작사에 참여를 한 곡이라고요.
"동방신기가 지금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오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우리 팬 '카시오페아' 덕분이죠. 여러분들을 생각하면 정말 너무 고마워요. '앞으로도 더 건강하게 좋은 곳을 향해서 같이 걸어나가자'라는 저희 둘이 건네는 약속 같은 곡이에요."(최강창민)
-이 곡 녹음을 윤호 씨가 더 신경을 쓰셨다고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창민이가 작사를 임하는 자세 그리고 팬들에 대한 마음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썼는지를 옆에서 느끼는 게 있었기 때문에요. 더 많은 걸 표현하려고 했어요. 노랫말 중에 '기적 같은 너에게'라는 부분이 있는데 저희가 20년 동안 이렇게 달려왔고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기적같이 이뤄지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방신기의 위상과 인기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멈추지 않고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고 저희가 지금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그중에서 역시 가장 큰 힘을 꼽자면 팬 여러분들이지 않나 싶어요. 저희 둘이 내딛고 있는 장소들을 팬 여러분들의 사랑으로 만들어주신다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분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 계속 좋은 활동을 보여드려야 된다라는 생각으로 항상 임했죠."(최강창민)
"동방신기를 브랜드라 표현을 하자면, 스태프들의 추억들과 팬분들의 추억이 합쳐진 게 저희의 원동력이지 않을까 해요. 그게 곧 별자리, 카시오페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유노윤호)
-10대 때 부른 '더 웨이 유 아(The Way U Are)'(2004년 발매한 두 번째 싱글 타이틀곡으로 이번 앨범에 언플러그드 스타일로 재해석해 다시 실었다.)를 20주년에 다시 부른 소감이 궁금합니다.
"10대 때엔 가사를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어요. 지금은 나이대에 맞게 부를 수 있고 표현할 수 있죠. 가사에 대한 상대방에 대한 관심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저희의 길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숨은 의도도 포함이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엔 좀 더 직접적인 표현을 했다면 지금은 좀 더 포괄적이고 함축적으로 풀어내는 것 같아요."(유노윤호)
"사실 여전히 '네 귀에 달려 있던 귀걸이 네 몸무게'는 쉽게 이해하기 힘들지만, 생각해보면 '상대방에 대한 모든 걸 알고 싶다'라는 한 남자의 간절한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10대엔 거침없이 저돌적인 직선적인 매력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30대 중후반을 달리고 있는 만큼 능수능란한 표현이 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최강창민)
-20주년을 맞아서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창민이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저는 창민이가 또 다른 저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항상 묵묵히 또 옆에 있어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맙고요. 동방신기를 지켜줘서 또 고맙고요.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는 관계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유노윤호)
"사실 윤호 형이 없었으면 이렇게 20주년이라는 굉장히 의미 있는 날을 맞이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제가 가려고 하는 길에서 항상 든든히 제 옆에 있어줬고, 방향을 잃었다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끌어주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줬어요.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또 하고 싶어요."(최강창민)
-동방신기를 여전히 가슴 뛰게 하는 게 있다면요.
"얼마 전에 일본 애니메이션 '블루 자이언트'(BLUE GIANT·젊은 재즈 뮤지션 지망생들의 열정을 그린 작품)를 봤는데 굉장히 작은 스테이지에서 연주자분들이 정말 미친 듯이 열정적으로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연주를 해요. 그 모습을 보는 작품 안 관객들뿐만 아니라 극장 안에서 보고 있는 저희 관객들마저 눈물을 흘려가면서 응원했어요. 예전부터 저희 동방신기의 매력이 뭐라고 설명을 드려야 될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희도 정말 진심으로 저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다 소진하려고 하거든요. 뜨거운 불꽃 이상의 뜨거운 파란색 불꽃 같은 느낌으로 모든 걸 소진을 하기 때문에 저희들의 그런 뜨거움을 팬 여러분들께서 사랑해 주시고 쭉 응원해 주시는 게 않을까라는 예상을 조심스럽게 해봐요. 그 불꽃을 계속 열심히 뜨겁게 달구면서 살아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최강창민)('블루 자이언트'는 온도가 뜨거워져 붉은 빛을 넘어 푸르게 빛나는 별을 뜻한다.)
-동방신기는 일본에서도 K팝 한류를 시작한 그룹이라는 의미도 있어요.
"일본도 일본이지만 말레이시아, 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로 저희가 뻗어나갈 수 있었던 때였던 것 같아요. 저희는 공연을 어떻게 호흡하고 나가야 되는지 먼저 생각하고 고민했거든요. 일본에서 몇백 명 앞에서 공연한 걸 시작으로 운이 좋게 닛산 스타디움 7만5000명 앞에서까지 공연하면서 관객분들과 어떻게 하면 이 무대를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들을 먼저 했죠. 사실 노래를 잘하고 춤으로 잘 표현하시는 분들은 저희보다 훨씬 많으세요. 후배님들도 그렇고 선배님들도 그렇고 '어떻게 하면 저렇게까지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을 했죠. 근데 처음에 나왔을 때도 드렸던 말씀인데 '감탄보다는 감동을 드리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스킬 쪽은 부족할 수 있지만, 꺼지지 않는 불꽃을 유지한 채 달리다 보니까 새로운 시스템에 맞춰서 또 새로운 게 생기더라고요. 그런 부분의 타이밍을 기다릴 줄 알고 그 타이밍을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들을 갖고 있으면 K-콘텐츠의 수명이 훨씬 길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희는 운이 좋게 20주년을 맞았는데, 후배님들은 40주년까지는 걷지 않을까 생각해요."(유노윤호)
-동방신기에 대한 많은 수식이 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수식이 있다면요.
"요새 굉장히 많이 드는 생각이 '꾸준히 하는 게 정말 어렵다'는 거예요. 저희는 특별한 걸 엄청 갑자기 확 준비했다가 갑자기 휴가 가고 했던 게 아니라 항상 그냥 꾸준했었던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저희 팀에 대해선 성실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굉장히 지루하고 좀 재미없는 답변일 수도 있는데 그런 성실함이라는 게 어느 시대보다 필요한 때인 거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빛을 발하는 단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최강창민)
"창민이랑 사적인 자리에서도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저희가 와인 같지 않을까 생각해요. 와인도 숙성이 될수록 그 맛과 향이 진해지잖아요. 동방신기도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맛과 멋이 더 풍겨지는 그룹이라고 생각을 해요. 무대 위에서 더 빛나고 더 은은하게 남겨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동방신기)
-동방신기한테는 수많은 명곡들이 있잖아요. 그 중에서도 애정을 갖는 곡이 있다면요.
"저는 일단 (데뷔곡인) '허그'는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허그'가 있었기 때문에 동방신기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가사는 당시에 좀 오글거렸지만요. 또 '주문'이라는 메가히트 곡도요. 이 곡을 많은 후배님들, 팬 여러분들이 같이 불러주셨죠. 그 다음엔 '왜'라는 곡이요. 동방신기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곡이기 때문이죠."(유노윤호)
"어린 팬들 같은 경우에 저희 팀을 모를지언정 그래도 '주문'이라는 노래는 많이 알고 계시더라고요. 동방신기를 가장 대표하는 곡이고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았던, 동방신기스러운 노래가 '주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최강창민)
-20주년을 맞고 이제 또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됐는데요. 앞으로 각오가 있다면요.
"성인이 될 때까지 공부도 열심히 하고 동기부여에 매달렸다면 지금은 전체를 바라보고 좀 느긋하게 또 다치지 않고 꾸준하게 가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조용필 선배님, 나훈아 선배님, 남진 선배님, 인순이 선배님, 박진영 선배님처럼 정말 귀한 선배님들이 꾸준히 현역으로 활동하시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거든요. 조급하게 빨리빨리 가는 것보다는 준비가 된 채 여러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만족할 수 있는 순간이 오면 좋을 거 같아요."(유노윤호)
-20년간 활동 해오시면서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과 가장 위기였던 순간을 각자 꼽아주시면요.
"저희가 데뷔했을 때랑 그랜드 슬램을 했었던 때랑 닛산 스타디움에서 사흘 연속 공연했을 때요. 이 공연이 포함된 투어로 100만 명이 넘는 관객 기록을 세웠는데 아직 깨지지 않았어요. 사실 제일 영광스러운 때는 콘서트가 매번 끝날 때쯤에 팬 여러분들이 '항상 곁에 있을게요'라고 적힌 슬로건을 들어주실 때에요. 항상 울컥하게 돼요. 제가 무대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거죠. 반면 위기는 반대로 말할 수 있죠. 무대를 무대답지 못하게 했을 때요. 다른 분들이 박수를 쳐줘도 저희가 좀 아쉽고 진심으로 하지 못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 위기라는 생각이 듭니다."(유노윤호)
"저희가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렸던 SM타운 콘서트에서 (다섯이 아닌) 둘이 팬 여러분들 앞에 서는 무대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했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팬 여러분들 앞에서 무대를 멋지게 할 수 있는 감격과 영광을 또 느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죠. 동시에 저희 둘이 무대를 선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요. 당시 엄청난 높이에서 와이어를 타고 내려 오는데 정말 무서웠었거든요. 주경기장에서 하늘을 가르고 등장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저한테는 영광의 순간이자 위기였던 무대가 아니었나 생각을 해봅니다."(최강창민)
-20주년에 이르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데뷔함과 동시에 큰 인기를 금방 얻으면 그 익숙함에 속아서 소중함을 잃게 된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연습생 때 '정말 더 열심히 해서 멋진 가수가 돼야지'라는 꿈이 바래지는 거죠. 선배 입장에선 달콤한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주변 분들께 더 감사한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겸손함을 갖고 더 열심히 노력하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하고 싶어요."(최강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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